8일(현지시간) 시리아를 철권통치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의 공세에 축출되자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알아사드의 저택에서 한 시민이 아사드 초상화를 짓밟는 모습 [AFP= 자료사진] 권수현 기자 =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의 대반격으로 몰락하면서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중국의 대(對)시리아 관계가 불확실해지면서 중동 정책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시리아 반군이 지난 8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아사드 대통령 일가는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13년 넘게 이어진 시리아 내전은 반군의 승리로 사실상 종식됐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9일 정례브리핑에서 "시리아의 미래와 운명은 시리아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시리아 국민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이익을 위한다는 책임을 가지고 조속히 안정과 질서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치적 해결책을 찾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는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그를 지지해온 중국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미국과 패권경쟁에 나선 중국은 최근 수년간 미국의 영향력이 퇴조한 중동에서 보폭을 넓혀왔고 그 일환으로 시리아에도 공을 들였다. 시리아 내전에 직접 개입하며 아사드 정권을 강력하게 비호해온 러시아와 이란만큼은 아니지만 아사드 정권과 꾸준히 우호 관계를 다져왔다. 특히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아사드 정권 제재 결의안이 여러 차례 올라왔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 채택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양국 외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 정상회담을 두고 장기 철권통치로 '학살자'로 불리며 외교적으로 고립된 아사드 대통령에 대해 중국이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시리아는 중요했다. 시리아 서부 해안지역 타르투스와 라타키아를 통해 지중해 진출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2022년 일대일로에 공식 참여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중국과 시리아의 이러한 우호관계는 외교·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군이 이끌 시리아 새 정부가 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온 중국에 전향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상하이외국어대 중동문제연구소의 판훙다 교수는 시리아 새 정부의 중국에 대한 태도가 "아사드 정부보다 중국에 덜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군이 미국과 튀르키예 중 어느 쪽에 동조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러시아, 이란, 중국에 의지하지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2023년 9월 중국을 방문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을 경계해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통제를 강화해온 중국의 정책 기조도 시리아 새 정부와의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중국은 2014년 시 주석의 신장 자치구 방문 당시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폭탄테러 이후 분리주의·극단주의 운동을 근절하겠다며 신장에서 종교·사회 통제를 강화해왔다. 아사드 정권과의 협력 의제 가운데에도 신장 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 문제가 포함돼있었다. 2013년 이후 중국 위구르족 수천 명이 시리아로 이동해 알카에다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드 대통령도 2017년 중국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이 튀르키예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왔다"며 시리아와 중국 정보기관이 이와 관련해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대공세의 구심점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이다.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을 전신으로 하는 HTS는 여성의 히잡 강제 착용을 금지하는 등 온건책을 펴왔지만, 미국은 여전히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HTS를 테러단체 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중동정책도 흔들리게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라우 중국연구소의 알레산드로 아두이노 박사는 지난 7일 SCMP 기고문에서 "시리아는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공백을 메우려는 중국의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국은 시리아 재건에 투자하고 역내 입지를 확대하려 노력해왔지만 (반군 세력의 급속한 전진으로)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중국의 중동지역 야망이 보류됐다"고 지적했다. 아두이노 박사는 "시리아의 상황이 주로 경제력에 근거한 중국의 중동지역 내 영향력의 한계를 보여주며 브릭스·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글로벌사우스를 이끌겠다는 열망과 결정적인 정치 행동에 대한 망설임 사이에서 중국이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몰락에 기뻐하는 시리아 반군 전사들[AP=]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 자료사진] 황정우 기자 = 올해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거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정보업체 LSEG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전 세계 구조화금융 거래가 3천800억달러(약 544조원)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점인 2021년보다 약 10억달러 많다. 이번 집계에는 부동산과 전통적인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금융은 제외하고 산출됐다. 구조화금융은 자금조달과 운용, 위험 관리를 위해 발행자 또는 자산의 소유자가 기존의 금융상품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에 금융상품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화한 것을 뜻한다. 자산유동화증권(ABS), 파생결합증권 등 대상 자산의 종류와 유동화 구조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올해 이런 구조화금융 붐은 활기찬 시장과 지속적인 미국 경제 호조 속에서 은행들이 높은 고정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더 난해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짚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ABS 총괄인 제이 스타이너는 "우리는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투자 욕구가 돋보이는 몇 년을 지켜봐 왔고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구조화금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모호한 구석에서 새로운 상품을 찾아왔다. 최근 몇주 동안 이뤄진 거래를 보면 윙스탑의 프랜차이즈 수수료 수익, 엑손모빌의 유정에서 나오는 원유 판매, 데이터 센터 운영업체인 클라우드HQ에서 제공하는 컴퓨팅 성능 및 공간에 대한 수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구조화금융이 증가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관리자가 위험을 조사하지 않는 것에 불안해하며, 일부 보험 펀드들을 면밀히 파악하지 않은 채 자동으로 거래를 체결하는 "프로그래밍 방식 구매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시장의 더욱 난해한 영역들과 연계된 구조화금융이 지난해 연간 규모보다 50% 증가한 630억달러에 달했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구조화금융 시장 규모가 시스템적 위험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작다고 말한다. 전체 구조화금융의 상당 부분은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과 같은 소비자 신용에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하는 곽승석(수원= 김경윤 기자 = 대한항공 곽승석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한국전력과 방문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4.12.8. (수원= 김경윤 기자 = 7년 만에 리베로로 출전한 대한항공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36)이 리베로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곽승석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한국전력과 방문 경기를 마친 뒤 "어제 팀 훈련을 마친 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으로부터 리베로로 출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리베로로 코트에 나선 건 2016-2017시즌 이후 처음인데, 모든 것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어색했으나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상대 팀 서브가 강했는데, 동료들과 호흡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수비력이 좋은 공격수 곽승석은 프로 데뷔 초반 종종 리베로로 출전했다. 2016-2017시즌엔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리베로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엔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17년 이후 7년 만에 리베로 유니폼을 입은 곽승석은 한국전력전에서 리시브 효율 25.00%, 디그 11개를 기록하며 수비에 힘을 보탰고 대한항공은 세트 점수 3-0으로 완승했다. 경기 후 만난 곽승석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리베로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우리 팀 리베로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다"며 "다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더 집중하고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틸리카이넨 감독이 어떤 플레이를 선호하는지 성향을 잘 파악해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다면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엔 정성민, 송민근, 강승일, 박지훈 등 젊은 리베로가 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받은 선수는 없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 초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주포 정지석에게 리베로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정지석이 컨디션을 회복해 제자리를 찾자 이번엔 곽승석에게 리베로 역할을 지시했다. 기존 리베로 선수들은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곽승석은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상실감을 느낄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기며 격려했다.

외교부 청사 이상현 김지연 기자 = 비상계엄 사태로 각급 외교 일정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고위급 해외 인사의 방한 일정이 연기되는가 하면 한미 간 양자 회의, 재외공관 행사까지 일부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외교장관·국방장관과 함께 당초 5∼7일 일정으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지만 연기했다. 스웨덴 총리실 대변인실은 "우리는 12월 3일 밤 동안의 상황 전개를 면밀히 주시해왔다"며 "최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한국 방문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민주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차이는 민주적 절차와 법치주의에 따라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그런 점에서 계엄령 해제 결정을 환영하는 바"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으로 예정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한 일정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한의원연맹 간부들과 함께 방한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교류 증진을 위한 기념사업 개최 등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윤 대통령과 면담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무산된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내년 1월 초 방한해 윤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는데, 이 또한 영향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미국의 국방당국이 4∼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도 연기됐다. 아울러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내주부터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지만, 방한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계엄 선포로 다음 주 오스틴 장관의 (한국) 방문 가능성에 의구심이 생겼다"고 짚었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의 출장 일정도 잇따라 단축·취소됐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당초 1∼5일 닷새간 스페인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늦은 오후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다. 이에 따라 4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던 한-스페인 전략대화도 연기됐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도 이날부터 원자력 분야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이 예정됐으나 보류됐다. 외교부는 전 재외공관에 '국내 정치 상황에 동요되지 않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지만, 주중 한국대사관이 10일로 예정됐던 정재호 대사 이임식을 취소하는 등 일부 공관 행사의 영향도 감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요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외교활동과 관련해서는 차질 없도록 계속 협력하고 관리해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포인트제 인센티브 기부[강릉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시는 10일 탄소포인트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 중 기부참여자 122가구에 지급되는 143만8천410원을 희망강릉365에 지정 기탁했다. 탄소포인트제는 가정, 상업시설에서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현금, 기부, 그린카드를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전 국민 온실가스 감축 참여제도다. 현재 강릉시 7천462가구가 탄소포인트제에 참여, 이 중 4천187가구가 감축에 성공해 5천383만6천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 중 122가구가 기부한 인센티브는 이날 희망강릉365에 지정 기탁함에 따라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 처음 탄소포인트제 기부를 진행했다. 올해 강릉시 탄소포인트제 신규 가입은 전년보다 4.5배 증가했다. 이로 인한 강릉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2천896tCO2(이산화탄소톤)으로 30년생 소나무 약 36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감축 효과가 있다. 김홍규 시장은 "탄소포인트제 참여가 온실가스 감축과 새로운 기부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은 세대가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해 에너지도 절약하고 어려운 이웃과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온실가스 감축 (PG)[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검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명태균·김영선 구속기소

법원 나서는 김영선·명태균 '굳은 표정'[ 자료사진] (창원= 이준영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모두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명씨 및 김 전 의원 측에게 2022년 6·1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총 2억4천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A, B씨는 각각 불구속기소 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A, B씨에게서 돈을 받는 데 관여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도 같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8천70만원을 서로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A, B씨에게서 당시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주요 인사들과의 친분들 과시해 공천을 미끼로 김 전 의원과 A, B씨에게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난 4·10 총선을, A씨와 B씨는 2022년 6·1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각각 돈을 건넸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정치자금법상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누구든지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을 수 없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이들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명씨와 김 전 의원을 구속했다. 당시 A, B씨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법원이 기각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아왔다. 검찰은 명씨에 대해서는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추가했다. 지난 9월 자기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이 황금폰은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녹음 파일 등 주요 증거 자료들이 있을 것으로 의심받는다. 검찰 기소 후 명씨는 "특검만이 나의 진실을 밝혀줄 수 있다"며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명씨는 이날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검찰 조사를 받으며 모든 돈이 강혜경,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로 흘러갔고 그 돈들이 그들 사익을 위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가 명태균이라는 증거를 단 1%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나를 기소해 공천 대가 뒷돈이나 받아먹는 잡범으로 만들어 꼬리 자르기에 들어갔다"며 "다섯 살 어린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아니더라도 부끄러운 아버지는 될 수 없다고 결심해 강력히 특검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기소 후 강씨 측 변호인도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들이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해당 부분(정치자금법 위반)은 처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진실에 더 나아갔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 본질은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을 통한 선거와 경선 조작으로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많은 정치인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명씨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 채용 청탁 의혹, 창원국가산업단지 선정 개입 의혹 등 주요 내용들과 함께 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계엄사령관에 박안수 육군총장…계엄지역 행정·사법 관장

윤석열 대통령과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에게 삼정검 수치 수여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0.30 김철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계엄사령관에 4성 장군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했다. 1968년생인 박 사령관은 육사 46기 출신으로, 지난해 군 장성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박 사령관은 8군단장, 39보병사단장, 지상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 등을 지낸 바 있다. 계엄법상 계엄사령관은 현역 장성급 장교 중 국방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에 계엄사령관이 계엄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한다. 계엄지역의 행정기관과 사법기관은 지체 없이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 계엄사령관은 비상계엄지역에서 군사상 필요할 때는 체포·구금(拘禁)·압수·수색·거주·이전·언론·출판·집회·결사 또는 단체행동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동원 또는 징발하거나, 작전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국민의 재산을 파괴 또는 소각할 권한도 주어진다. 계엄사령관은 계엄 시행에 관해 국방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게 돼 있다. 다만 전국을 계엄지역으로 하는 경우와 대통령이 직접 지휘·감독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사진 속 어제와 오늘] 잠실 변천사

(서울 = 조보희 기자 = 한강의 두 갈래 물 흐름인 한강과 송파강 사이의 섬이었던 서울 잠실은 1971년 송파강을 매립해 육지가 되고 송파강 중간 부분이 남겨지면서 석촌호수가 생겨납니다. 논밭이었던 잠실은 1975~78년 잠실 주공아파트 건설, 1984년 서울종합운동장 건설, 1986년 올림픽공원 준공, 2008년 잠실주공아파트 재건축, 2017년 롯데타워 준공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잠실의 변천사를 모아봤습니다.개발이 시작되기 전 잠실 지구. 1974년 [송파구청 제공]잠실 주공아파트 착공 무렵. 1975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잠실 주공아파트 착공 무렵. 바닥에 아파트 도면을 표시했다. 1975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저층인 잠실 주공아파트 완공 무렵. 왼쪽 위에 공사가 진행 중인 고층 주공 5단지가 보인다. 1977년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서울종합운동장과 야구장 건설 모습. 1981년 [ 자료사진]롯데월드 착공 무렵. 오른쪽은 석촌호수. 1986년 [송파구청 제공]저층인 잠실주공아파트 재건축 모습. 가운데 위는 롯데타워 자리. 2006년 [ 자료사진]잠실주공아파트 재건축 후 모습. 롯데타워 착공 전이다. 2008년 [ 자료사진]서울종합운동장과 한강. 2014년 [서울시 제공]롯데타워에서 본 잠실. 오른쪽 아래 잠실주공 5단지. 2021년 [ 자료사진]롯데타워 완공 후 잠실 전경. 2022년 [AFP] ※ 이 기사는 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 이매진' 2024년 1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FA 22위 오닐, MLB 볼티모어와 3년 705억원 계약…17위 김하성은

장타 때리는 타일러 오닐[AFP=] 김경윤 기자 = 미국 언론에서 김하성(29)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타일러 오닐(29)이 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MLB닷컴은 8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오닐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기간 3년, 총액 4천950만달러(약 705억원)에 계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외야수로 오른손 타자인 오닐은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MLB에 데뷔했고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46, 109홈런, 278타점의 기록을 올렸다. 2021년(34개)과 2024년(31개)엔 30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력을 뽐냈다. 그러나 잦은 부상 등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진 못했다. 지난달 MLB닷컴이 평가한 FA 순위에서 22위에 올랐던 오닐은 비교적 거액을 받았다. 김하성은 이 순위에서 오닐보다 높은 17위로 언급됐기에 계약 규모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위에 그쳤던 일본인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3년 총액 6천300만달러(897억원), 연평균 2천100만달러에 계약했다. 김하성보다 한 단계 높은 16위, 우완 선발 마이클 와카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3년 총액 5천100만달러(726억원), 연평균 1천700만달러에 도장 찍었다. 김하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의 계약 규모를 살펴보면, 김하성이 어느 정도의 몸값을 받고 최종 행선지를 택할지 가늠할 수 있다. MLB닷컴 FA 순위대로 계약 규모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할 만하다.

전남도 내년 국비 9조502억원…호남고속철 등 SOC 증액 미반영

전남도청 청사[전남도 제공] (무안= 형민우 기자 = 전남도가 내년도 국비 예산 9조502억원을 확보했으나 정부 예산이 감액되면서 호남고속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의 증액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2025년도 국비 예산은 지난 8월 발표한 정부 예산안(8조8천928억원)에 공모사업 등을 통해 1천574억원(1.8%)이 추가 반영됐다. 국회에서 증액 없는 감액 예산이 확정되면서 호남고속철도 2단계와 국도 건설 등 SOC 사업 등 추가 증액 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전남도는 광주 송정-목포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1천300억원을 비롯해, 보송-임성리 남해고속철도 건설 172억원, 압해-화해 국도 500억원, 화태-백야 국도 400억원을 증액 요구했으나 국회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K디즈니 조성을 위한 인력 양성 및 제작지원 예산 35억원도 증액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남의 잠재력과 강점을 강화하는 미래 첨단전략사업 분야와 SOC 분야에서 증액된 사업도 있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기본계획수립비 37억원과 목포역 철도시설 재배치 설계비 40억원이 반영됐다. 친환경농업 직접지불제는 지난해보다 91억원이 늘어난 319억원이 반영됐으며 석유화학 무탄소 연료 기반 NCC 공정기술 개발비 44억원, 수산물산지거점유통 물류센터 설계비 6억원 등이 추가 확보됐다. 여수세계 섬 박람회개최 지원 32억원도 반영됐다. 이밖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신규 사업 59건 2천73억원을 확보하는 등 당초 정부안대로 반영됐다. 전남도는 불안한 국내정세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소비, 민간 투자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국가 예산을 포함한 전남도 내년 예산 12조원의 신속 집행 계획을 수립해 2025년 1분기 내 최대한 집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농·어업인, 취약계층 등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민생 경제 관련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필요시 2025년 예비비를 활용해 민생대책도 함께 마련키로 했다. 정부의 민생 추경이 2025년 상반기에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민생안정, 경제회복 관련 사업을 발굴하고 예산 반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025년 국비 예산으로 반영된 현안사업이 성과를 거두도록 예산 집행을 신속히 하고, 행정절차 이행 관리 등을 철저히 하겠다"며 "2026년 국비 확보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설득 논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신라스테이 전주 내일 개장…꼭대기엔 한옥 느낌 살린 '한식 바'

전성훈 기자 = 신라스테이는 오는 10일 문을 여는 신라스테이 전주에 한옥을 콘셉트로 한 '모던 한식 바'를 조성했다고 9일 밝혔다. 모던 한식 바는 11층 루프탑(옥상) 라운지에 자리해 전주 한옥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한옥의 '문살'을 공간 디자인에 구현했다. 낮에는 자연 채광이 어우러져 한국적인 느낌이 나고 저녁 시간에는 문살과 간접 조명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신라스테이는 소개했다. 창가 쪽은 한옥의 툇마루를 모티브로 한 현대적인 좌석 공간을 기획했다. [신라스테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에선 전주의 전통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이 가미된 한식 안주와 전통주를 선보인다. 신라스테이 전주는 개장을 기념해 웰컴 전주 오픈 이벤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인근 지역 맛집 및 유명 관광지와 연계한 객실 패키지 상품도 출시한다. 자세한 내용은 신라스테이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국 16번째인 신라스테이 전주는 지하 3층, 지상 11층 규모로 210개 객실과 뷔페 레스토랑 카페, 루프탑 라운지, 피트니스 센터, 세탁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췄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지역 관광 상품과 연계한 객실 패키지를 지속 개발해 전북 관광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졸다가 선 넘어 '쾅'…자전거 운전자 숨지게 한 50대 2심도 실형

졸음 운전 (PG)[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춘천= 강태현 기자 = 졸음운전을 하다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자전거 운전자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50대가 공탁금을 추가로 내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결국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원심과 같은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원주 한 도로에서 졸음운전 하다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B(58)씨의 자전거를 들이받아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주의의무 위반 정도와 그로 인해 발생한 결과가 모두 중하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금고형을 선고했다. "형이 부당하다"는 양측의 주장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을 위해 원심에서 1억2천만원을, 당심에서 추가로 1억원을 공탁했으나 피고인의 과실로 피해자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들이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음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형사공탁만으로 원심의 형을 변경할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102년 만에 한국 경마 첫 여성 기수 그랑프리 우승

결승선 통과하는 김혜선 기수[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 손형주 기자 = 한국 경마 역사에서 첫 여성 그랑프리 우승자가 탄생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부경)은 지난 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42회 그랑프리에서 부경소속 경주마 글로벌히트(4세 수말·방동석 조교사·김준현 마주)로 김혜선 기수가 우승을 차지했다고 5일 밝혔다. 1922년 한국경마가 시작한 지 102년 만에 여성 기수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그랑프리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한국 경마의 결산 무대로 서울과 부산·경남의 최정예 경주마 16두가 출전한다. 여성기수는 남성기수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지만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물을 좋아해 기수가 된 김혜선 기수는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유에 대해 경주마와의 교감을 꼽았다. 김 기수는 "글로벌히트는 거칠게 다그치기보다 섬세하게 달래줬을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며 "승리욕이 강해 초반에 힘을 쓰면 나중에 걸음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한 글로벌 히트는 다음 달 김혜선 기수와 세계 최고 경주 가운데 하나인 두바이컵에 출전한다.

중동 '메가딜' 성사되나…트럼프 특사, 사우디 왕세자와 면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우측)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좌)[AP 자료사진] 고일환 기자 = 중동 지역의 '메가딜' 성사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특사로 발탁한 스티븐 위트코프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했다.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및 평화 체제 수립과 관련한 핵심 현안으로 꼽히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체결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관계 수립은 당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지역의 맹주인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할 경우 이 지역의 긴장 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교섭에 나섰지만, 사우디는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 허용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사우디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이후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양보할 수 없는 조건으로 고수하면서 협상이 사실상 좌초했다. 그러나 최근 정세 변화로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롯해 레바논 등 적대관계 국가들에 대한 군사작전에 상당한 성공을 거둔 데다가 이스라엘과 밀접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으로 사우디의 계산이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세 변화에 따라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요구를 거둬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전망이다. 실제로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요구에서 한걸음 물러설 경우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국교 수립 협상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난 항구적인 평화를 바란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번째 임기였던 지난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아랍국가들과 국교를 정상화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브라함 협정 중재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상당히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는 "사우디와의 메가딜 타결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노벨 평화상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백악관에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우측에서 두번째)[EPA 자료사진]

'지역벤처 혁신성장 엔진' 대전투자금융 공식 출범

대전시청 전경[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김준호 기자 = 대전 지역 벤처생태계 조성과 창업·기업 혁신성장을 지원할 전국 최초의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이 10일 공식 출범했다. 대전시는 이날 호텔ICC에서 중앙부처, 금융권, 기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도울 대전투자금융 출범식을 개최했다. 대전투자금융은 자본금 500억원을 대전시가 100% 출자하고, 민간자금 1천억원은 자금 운용의 지렛대 효과를 위해 모펀드 자금 형태로 조성한다. 자금은 설립 후 5년까지는 3천억원을 운용하고 오는 2030년에는 5천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업무는 지역 유망 창업 및 벤처기업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적극적인 투자와 융자를 통해 벤처투자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해소한다. 시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직접투자와 나노 반도체, 항공우주 등 정책 맞춤형 간접투자를 구분해 성장을 돕는다. 지역 민간 투자사와 협력해 투자하는 간접펀드 상품도 개발한다. 기업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대전시가 특별출연을 하는 등 방법으로 융자 계획도 설계했다. 시는 대전투자금융 설립으로 3천178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천27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예상한다. 이번 출범식은 대전시 홍보 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대전투자금융 설립 취지와 추진 경과보고, CI 발표 및 회사기 전달식, 발전 기원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이어 '대전투자금융의 역할 및 운용전략', '지역 중심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에 대한 전문가 주제 발표와 지역 벤처기업의 혁신과 성장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이 수도권 일극 경제체제를 타파하고 세계적 벤처·창업의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전시민과 지역 내외 주요 기관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 프로농구 소노 선수 학폭 혐의 조사 중

스포츠윤리센터[스포츠윤리센터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이의진 기자 = 스포츠윤리센터가 대학 시절 후배들에게 가혹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프로농구 고양 소노 소속 선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스포츠윤리센터 측은 9일 프로농구 선수와 관련한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와 조사관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 선수는 최근 논란이 커지자 사임한 김승기 전 감독의 라커룸 폭행 피해자로 파악됐다. 대학 시절 선배인 그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은퇴 선수가 윤리센터뿐 아니라 KBL 클린바스켓 센터에도 이 내용을 신고했다. 하지만 KBL은 규정을 검토한 끝에 프로 입성 전의 사건을 따져볼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별도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소노 측은 우선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와 선수단을 분리한 상태다. 김태술 감독이 다음 날 선수와 면담한 뒤 구단도 입장을 정해 밝힐 걸로 전망된다. 이 선수는 지난달 10일 라커룸에서 김승기 전 감독이 휘두른 수건에 맞은 뒤 2주가량 팀을 떠났고, 후임으로 김태술 감독이 선임되자 복귀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승기 전 감독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KBL은 김승기 전 감독에게 2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삼성전자, 오늘 1분기 실적 발표…반도체 적자 4조원 안팎될 듯

장하나 기자 = 예상보다 호되게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27일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삼성전자가 구체적으로 감산 규모나 시기 등에 대해 언급할지가 관전 포인트다.삼성전자 서초사옥[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요가 부진하고 재고가 늘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탓이다. 이날은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까지 공개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는 갤럭시 S23 출시 효과로 모바일경험(MX) 부문이 모처럼 호실적을 내며 반도체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지만, 2분기에는 MX 부문 실적도 둔화하며 전사 기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어지며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한 만큼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메모리 가격 하락세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SK하이닉스[000660]도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이제 모든 공급업체가 감산에 돌입하고 이에 따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중에는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되는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 결정 배경과 향후 시장 전망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감산 규모나 시기 등에 대해 밝힐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미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과연 시장이 생각하는 정도에 부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재고가 많아도 너무 많고 수요도 기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어느 정도 속도로 재고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