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이로쿼이 암초도 사실상 점유 시도"
기사 작성일 : 2024-05-02 21:00:59

중국 해경선, 남중국해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들이 필리핀 해경선(가운데)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모습. 2024.5.2[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이로쿼이 암초에서도 선단을 거의 상주시키면서 사실상 점유를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필리핀 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인 '씨라이트'(SeaLight)는 중국 선박들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이로쿼이 암초에 '반영구적'으로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쿼이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북쪽으로 약 232㎞ 거리에 있으며,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

최근 중국과 필리핀 간 최대 영유권 분쟁 대상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서는 동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씨라이트 국장인 레이 파월 전 미 공군 대령은 최근 위성 사진으로 이 일대를 분석한 결과 이 해역에서 중국 선단의 규모와 구성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는 각각 5척, 2척으로 구성된 중국 선박 2개 무리가 이로쿼이 암초 남쪽 끝에 모여 있는 것이 포착됐다.

이들은 배 여러 척을 닻을 이용해 서로 연결해서 반영구적으로 떠다니는 전초기지를 만들고 있다고 파월 국장은 설명했다.

특히 관측된 배들은 통상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상민병대(PAFMM)에 속해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상민병대는 중국 해양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거의 1년 내내 바다를 떠다닐 수 있도록 넉넉한 정부 보조금을 받고 활동한다.

파월 국장은 중국 해상민병대가 이런 회색지대 전술(본격적인 전쟁 수준에는 못 미치는 도발 행위)을 이용해 이 암초에 새로운 구조물을 지을 필요 없이 사실상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해경선들도 이 일대에서 자주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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