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4서 민족적 감정 표출한 코소보 기자 취재권 박탈
기사 작성일 : 2024-06-20 07:00:45

양손으로 '쌍두 독수리' 모양 만든 알린드 사디쿠


[알린드 사디쿠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에서 민족·정치적 감정을 표출한 코소보 기자가 취재권을 박탈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소보 TV 채널 아트모션 소속인 알린드 사디쿠는 지난 16일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세르비아의 유로2024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수천 명의 세르비아 팬들 앞에서 보도를 하고고 있었다.

그는 3분 분량의 생방송 보도가 끝날 무렵 세르비아 관중을 바라보며 양손을 겹쳐 '쌍두 독수리' 모양을 만들었다.

코소보는 주민의 약 93%가 알바니아계로 '쌍두 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진 상징물이다. 알바니아계 코소보인들은 쌍두 독수리 문양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는 한다.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이미 참혹한 피의 분쟁을 겪은 바 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며 여전히 갈등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세르비아 축구협회는 사디쿠가 세르비아 축구 팬들을 자극했다며 남은 대회 기간 취재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4년 6월 16일 세르비아와 잉글랜드의 UEFA 유로2024 경기에서 한 언론인이 취재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로 인해 취재 허가가 취소됐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사디쿠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자신의 취재권이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비전문적인 행위를 한 점을 인정했지만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쌍두 독수리 생방송이 나간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코소보 축구협회는 당시 경기에서 세르비아 관중들이 "정치적, 우월주의적,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며 UEFA에 문제를 제기했다.

UEFA는 이를 받아들여 세르비아 축구협회에 벌금 1만유로(약 1천500만원)를 부과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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