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월 미국과 비공식 핵 대화…"대만에 핵 위협 안 한다"
기사 작성일 : 2024-06-21 22:01:02

핵무기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신영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지난 3월 비공식 채널을 통한 핵 대화를 5년 만에 재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 측 관계자를 인용, 중국 측이 당시 대화에서 대만에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직 정부 관계자와 학자 등이 참여한 비공식 핵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정부 차원의 공식 논의인 '트랙1'이 아니라 '트랙2'(혹은 트랙 1.5)로 불리는 반관반민 형식의 비공식 대화였다. 트랙2 대화에는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데 직접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그에 대해 권위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전직 관료와 학자 등이 참여한다.

당시 회의에 미국 측에서는 전직 관료와 학자 등 6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중국 측 대표단은 학자와 분석가들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여러명은 전직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었다.

미국 측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대만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고, 중국 측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측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학자 데이비드 산토로는 "중국은 대만과의 싸움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대만과 갈등을 빚고는 있지만 핵을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이 대만과의 재래식 전쟁에서 패한다면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월 회담에서는 중국의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과 '최소억지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핵무기 선제 불사용 정책은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먼저 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며, 최소억지 전략은 적국의 핵 공격을 억지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핵전력만 보유한다는 전략이다.

이 두 가지는 중국의 전통적인 핵전략으로 여겨져 왔지만, 미국은 최근 중국이 핵 보유량을 늘려감에 따라 이 정책들이 아직도 유효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500개 정도이며 국방부는 이 수치가 2030년까지 1천개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 대표단은 이런 정책들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답했다고 산토로는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핵무기 보유에 있어 미국을 따라잡는 데 관심이 없으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미국이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회의와 관련한 질의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부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대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으며, 트랙2 회담이 공식 회담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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