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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내달 1일이면 자위대 창설 70주년, 집단 자위권 용인 10주년을 맞는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군대를 해체한 일본은 1954년 7월 1일 기존 '경찰예비대'를 자위대로 개편했다.

이후 일본은 자위대 창설 60주년이었던 2014년 7월 1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집단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새로운 헌법 해석을 채택했다. 집단 자위권은 동맹국 등 타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다.

일본 신문들은 30일 이와 관련된 특집 기사를 통해 일본 안보환경 변화와 자위대 변천사를 조명했다.

특히 진보 성향 언론인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은 각각 '싸울 수 있는 자위대로 거듭된 변모', '평화국가 변질 진행됐다' 제하 기사에서 일본 방위력 강화를 비판했다.

아사히는 "헌법 9조에는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했음에도 자위대는 창설 70주년에 '싸울 수 있는 자위대'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며 "변모 배경에는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지속해서 재촉해 온 미국의 존재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위대 변모의 커다란 전환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1990년대 걸프 전쟁"이라며 일본은 1992년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을 정비했고 이후 '국제 공헌'을 명목으로 자위대 파견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4년 각의에서 '헌법 해석 변경'을 힘으로 밀어붙여 집단 자위권을 용인했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2022년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천명하면서 타국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창'을 갖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평화국가를 계속 표방하면서도 형해화(形骸化·형식만 있고 가치는 없음)하는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를 외치기만 하지 말고 '방위력 (강화에) 제동'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집단 자위권 용인이 '평화국가' 상태가 변질하는 기점이 됐다면서 "지난 10년간 일본과 미국의 군사적 일체화, 전수방위 형해화가 진행됐다"고 짚었다.

이어 방위비 대폭 확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둔 오키나와 지역 자위대 체제 강화,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 허용 등 기시다 내각 정책을 소개하고 "군사 대국화로 이어질 방위 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요시다 요시히데 자위대 통합막료장은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사명은 계속해서 무력 공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시다 막료장은 "일본 주변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같은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미국·호주와 군사 협력을 중심으로 한국·필리핀·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법의 질서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