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과 다르다…K리그1 선두권에 김천·울산·포항 옹기종기
기사 작성일 : 2024-07-01 10:00:43

울산의 홍명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포항= 이의진 기자 = 1년 전 20라운드까지 진행됐던 프로축구 K리그1 2023시즌 선두를 달리던 울산 HD와 2위 포항 스틸러스의 격차는 컸다.

울산은 20경기에서 16차례나 이겼다. 2차례 무승부를 거뒀고, 패배는 딱 2번뿐이었다. 승점은 50이었다.

20경기 만에 승점 50고지를 밟으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힌 울산을 포항이 어렵게 추격했다. 10승 7무 3패를 거둔 포항은 승점 37을 쌓았다. 하지만 울산과 승점 차는 13이나 됐다.

2022시즌에도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간 팀은 울산이었다.

13승 4무 3패로 순항한 울산은 초반 20경기에서 승점 43을 쌓아 2위 전북 현대(11승 5무 4패·승점 38)에 승점 5차로 앞서갔다.

두 시즌 모두 우승은 홍명보 감독이 이끈 울산에 돌아갔다.

지난 두 시즌은 일찍부터 울산의 우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20라운드가 막 끝난 1일 기준으로 승점 40을 넘은 팀이 하나도 없다.

선두에 오른 팀도 울산이 아니라 국군체육부대 김천상무다.

김천은 11승 6무 3패(승점 39)로 울산(11승 5무 4패·승점 38)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3위 포항이 10승 7무 3패로 승점 37을 쌓아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선두권에 승점 1차로 세 팀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국이다. 20라운드가 지났지만, 어느 팀이 패권을 쥘지 예측하기 어렵다.


포항의 박태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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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지난달 30일 포항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해 선두 자리를 김천에 내줬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초반부터 독주한 지난 두 시즌과 올 시즌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며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겠지만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피를 말린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선두권에서 세 팀이 경쟁하는 게) K리그의 볼거리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처럼 한 팀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2위권 싸움을 보는 것보다는 선두가 매주 바뀌는 게 리그 차원에서는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FC서울을 이끄는 김기동 감독이 지난해 지휘했던 포항(승점 64)은 최종 16승 16무 6패를 거둬 준우승했다.

울산(23승 7무 8패·승점 76)과 최종 승점 차는 12였다. 초반 벌어진 격차를 끝까지 좁히지 못하고 울산에 우승을 내준 셈이다.

지난 시즌 12개 팀 가운데 가장 무승부가 많았던 팀이 포항이다.

포항 내부에서는 지난 시즌 울산을 추격할 시점마다 승점 3을 챙기지 못하고 무승부만 거두면서 우승 경쟁 동력이 사라진 점을 아쉽게 여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달 30일 안방에서 열린 '동해안 더비' 2-1 승리는 포항에 상징적인 성과다.

이 경기에 졌다면 울산은 승점이 41로 오르고, 승점 34에 머물렀을 포항과 격차는 7로 벌어졌을 터다. 이렇게 되면 포항은 지난 시즌처럼 다시 고된 추격전을 펼쳐야 한다.


정정용 김천상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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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울산을 꺾으면서 승점 차는 1로 줄었고, 포항 입장에서는 우승 경쟁도 '해볼 만한 싸움'이 됐다.

포항의 박태하 감독은 경기 후 "중요한 시점에서 울산이라는 강팀을 만나서 승리해 기쁘다"며 "울산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선수들에게도 (이날 승리가)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전에서 울산과 만난 포항은 당시 0-1로 졌다.

이때를 돌아본 박 감독은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때는 정신 없이 수비했던 기억뿐"이라며 "파이브백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골만 내줬던 걸 위안으로 삼았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났는데 선수들이 노력해서 성장한 모습,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시작 1분여 만에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지킨 울산의 골문을 열어젖힌 홍윤상도 이날 승리 덕에 포항이 올 시즌 우승을 언급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고 믿는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홍윤상은 "우리 팀이 최대한 높은 자리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더 나아가서 우승까지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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