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의회 여당 의원들, 파행 속 의장단 선출 강행
기사 작성일 : 2024-07-01 17:00:04

비어 있는 울산 동구의회 야당의원 의석


[촬영 장지현]

(울산= 장지현 기자 = 울산 동구의회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 전원 불참 속 의장단 선거를 강행하며 의장·부의장 자리를 독식했다.

동구의회는 1일 본회의장에서 제221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전체 의원 7명 중 국민의힘 소속 4명만 참석한 가운데 제8대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 2명과 진보당 1명 등 야당 3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만 정족수(재적의원 과반)를 채웠다.

참석한 의원들은 의장 자리에 박경옥(국민의힘) 현 의장을, 부의장 자리에는 박은심(국민의힘) 의원을 만장일치로 당선시켰다.

야당 후보로 부의장에 출마했던 윤혜빈(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의 의장단 독식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동구의회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의원 3명은 "우리는 전반기 의장단에 준해 부의장은 야당이 맡을 것으로 보고 윤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등록 마감일인 지난 28일 의장과 부의장 선거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하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의장단 선거 의사일정을 당장 멈추고 상식적인 의장단 구성을 위해 논의에 나서라"며 "이 요구를 무시하고 국민의힘 단독으로 의장단 선출이 이뤄진다면 그에 따른 의회 파행의 책임은 후반기 선출 의장단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하는 울산 동구의회 야당 의원들


[촬영 장지현]

의장 선거에 재출마한 박경옥 의원의 금품제공 미수 의혹도 제기됐다.

기자회견 자리에 나온 윤 의원은 "무릎 검사를 위해 입원 중이던 지난달 20일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문안을 온 박 의장이 의장 출마를 언급한 뒤 도와달라며 돈 봉투를 내밀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여러 차례 거절한 끝에 결국 받지 않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지난달 28일 신고했다"며 "봉투에 얼마가 들어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박 의장이 직접 봉투에 5만원을 넣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지역 주민에게서 제보받았다"며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과일바구니는 업무추진비로 결제했고 봉투에는 5만원을 넣었는데, 안 받는다고 해서 다시 가져왔다. 그게 문제가 되냐?"고 말하는 박 의장의 목소리가 담겼다.


기자회견하는 울산 동구의회 여당 의원들


[촬영 장지현]

의장단 선거를 마친 국민의힘 동구의원들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의장단 구성은 매우 안타깝다"며 "전반기 부의장을 야당에서 했으니 후반기는 여당이 할 수 있다. 더 큰 역할과 기능을 하는 의회 운영위원장 자리를 야당이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품제공 미수 의혹이 제기된 박 의장은 "저의 부덕으로 일어난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병문안에서 윤 의원에게 드린 봉투는 음료수 대신 넣은 음료숫값으로, 오해의 소지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어 "의장에 출마할 테니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한 일은 일절 없었다"며 "타당 의원들과 더 소통하고 화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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