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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서울·도쿄= 유창엽 특파원 권수현 기자 박성진 특파원 =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영원히 계속할 수는 없다며 이를 수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1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네벤자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끝없는 제재를 가하는 것이 한마디로 부당하고 좌절감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대북 제재의) 중심 체제를 어떻게 수정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벤자 대사는 북한에 핵실험을 허용해야 하는지 기자들이 여러 차례 질문한 데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DPA는 전했다.

그러나 일본 교도통신은 네벤자 대사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어느 나라에도 핵실험을 권장할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가 지난 3월 28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안을 표결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은 지난 4월말로 종료됐다.

네벤자 대사는 이 전문가 패널에 대해 미국 등에 정치적으로 이용돼 신용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고 평가했다.

네벤자 대사의 이날 언급은 지난달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방북, 사실상의 자동 군사 개입 등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는 등 북러 밀착이 가속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방북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를 선물한 데 대해 "북한의 지도자는 특별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정당화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우루스는 대북 이전이 금지된 사치품에 해당할 뿐 아니라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은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돼 있다.

교도는 아우루스에 방탄용의 특별한 장갑 장치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네벤자 대사는 또한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공식 아프간 정부로 인정하는 데 찬성하며 대(對)아프간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실질적인 당국이고 (통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레반이 국정을 이끄는 것은 좋든 싫든 사실이므로 이를 그저 무시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어느 정도까지 해제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확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한 뒤 여성들의 교육과 취업을 제한하는 등 강압적인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그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과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