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월즈 부인, 시험관 아닌 "인공수정으로 딸 얻어"
기사 작성일 : 2024-08-21 23:01:02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부인 그웬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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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부인 그웬 월즈 여사가 과거 아이를 갖기 위해 받았던 난임치료 시술이 자궁내 정자주입(IUI·인공수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월즈 주지사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자신과 그웬이 아이를 갖기 위해 난임치료를 받았다면서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을 했다고 시사해왔는데 시술 종류가 달랐다는 점을 두고 공화당은 공격 소재로 삼을 태세를 보이고 있다.

그웬 여사는 19일(현지시간) 잡지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 "임신까지 과정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힘든 경험이었다"며 자신이 인공수정으로 딸 호프(Hope)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부가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자유를 뺏으려 하는 정치인들의 잔인함을 이해할 수 없다"며 "다른 가족들이 우리의 이야기에서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험관 시술을 둘러싼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논쟁은 낙태권과 더불어 미국 대선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인 민주당은 임신중절과 IVF를 포함해 여성의 임신·출산 관련 선택권을 옹호(Pro-Choice)하는 반면, 공화당은 '생명 옹호'(Pro-Life)를 앞세워 낙태에 반대하는 등 보수적인 입장이다.

미국 CBS 방송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는 생식권과 관련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수년간 난임 치료를 받은 경험을 들어 IVF 권리를 옹호하고 공화당을 공격해왔다.

때문에 시험관이 아닌 인공수정이었다는 그웬의 발언은 공화당에 좋은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수정하는 IVF와 정자를 채취해 자궁에 주입하는 IUI는 모두 불임 치료를 위해 시도되지만, 정치적 논란의 강도는 조금 다르다.

IVF는 통상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난자를 채취해 인공 수정한다.

이렇게 만든 배아는 여러 개 중 일부만 이식하고 나머지는 냉동 보관하는데, 보수층 일각에서는 임신에 성공한 이후 남은 배아를 처리하는 문제를 두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죽이는 것이라고 비난해왔다.

특히 지난 2월 앨라배마주에서 냉동 배아도 사람이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해당 판결을 한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구성 판사 전원이 공화당 추천 인사였다.


연설하는 월즈 미 민주 부통령 후보


(필라델피아 로이터=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유세장에 참석해 열정적인 포즈로 연설하고 있다. 월즈는 민주당 내에서 친노동·친서민 색채가 뚜렷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2024.08.07

월즈 주지사는 당시 이 판결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그웬과 나는 IVF와 같은 시술 덕에 아름다운 두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고 적었고 '우리의 IVF 여정' 이라는 제목의 모금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월즈 주지사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자녀 없는 여성을 두고 "비참하고 자식 없는 캣 레이디들로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한 과거 비하성 발언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월즈 주지사는 '캣 레이디' 논란이 확산하던 지난달 25일 "당신이 난임의 지옥을 겪어본 적이 없더라도, 당신이 아는 누군가는 겪었다"면서 밴스 상원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웬 여사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밴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팀 월즈가 IVF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누가 도대체 이런 문제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느냐"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 캠프 대변인인 미아 에렌버그는 월즈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월즈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난임 치료를 줄여서 말할 때 쓰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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