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영-EU 불법 이주민 조약 필요"…영국은 거부
기사 작성일 : 2024-09-05 19:00:59

4일 프랑스에서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려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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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가 영국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에 관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조약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나 영국은 이를 거부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영국해협을 건너다 사망한 이주민은 37명으로, 지난해의 3배를 넘는다.

이주민 보트 전복 사고가 난 3일 현장을 찾은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기자들에게 EU와 영국이 이민에 관한 새 조약을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RFI와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우리 영국 친구, 이웃들과 전통적인 이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영국이 프랑스에 지원하는 금액이 우리가 쓰는 비용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영국과 프랑스 정상은 불법 이주 차단을 위한 순찰 강화 등 명목으로 영국이 프랑스에 5억4천100만유로(약 8천2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이같은 지원금만으로 이주민을 차단할 수 없다면서 "EU와 공동의 이민 정책이 없어 많은 이주민이 추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 영국행을 시도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불법 이주민 보트가 바다에서 뒤집히면서 임신부 1명과 어린이 6명을 포함한 12명이 사망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4일 하원에서 이번 이주민 보트 사망 사고에 대해 "충격적이고 매우 비극적"이라면서 "이를 끝내기 위한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실은 다르마냉 장관이 촉구한 EU와의 조약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 신문에 "우리는 망명에 관한 EU 제도의 일부가 될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밀입국 경로를 차단하고 (밀입국) 범죄조직을 깨부수기 위해 유럽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초 출범한 스타머 정부는 밀입국 조직을 강경하게 단속해 영국해협을 통한 불법 이주를 차단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해협에서 소형보트는 계속 뜨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2만1천720명이 해협을 건너 영국에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7월 5일 노동당 정부 출범 이후 도착한 불법 이주민은 8천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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