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내용과 관계 없는 자료사진.[TV 제공]

(광주= 박철홍 김혜인 기자 = 광주 조선대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대학생은 조선대병원 응급전문의의 원격진료를 받지 못한 채 타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32분께 조선대에 여학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는 10분 만인 7시42분께 현장에 도착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다.

환자가 의식과 호흡·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임을 확인한 구급대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하며 조선대병원 응급실 당직 전화로 연락해 원격진료를 시도했다.

당시 조선대병원 응급실에는 응급전문의가 아닌 외과 전문의 2명이 근무 중이었다.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인한 조선대병원 응급전문의들의 피로 누적에 따라 이 병원 다른 과 전문의들이 주 1회 응급실 근무를 지원하기로 한 첫날이었다.

이에 따라 구급대원의 원격진료 요청 전화는 응급전문의가 아닌 지원을 나온 외과 전문의가 받았다.

환자 상태를 들은 해당 전문의는 "심정지, DOA(병원 도착 전 사망) 환자에 대한 의료 지도(처치)는 불가하다"고 응대했다.

조선대병원은 구급대원과 응급전문의 과장이 영상통화로 연결되는 스마트 의료 지도 앱을 운용 중이지만 당시 구급대원은 이를 사용하지 않고 응급실 당직의사와 전화로 연결되는 방법을 택하면서 응급전문의 원격진료를 활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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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외과 전문의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고 다른 응급환자도 있어 의료 지도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응급전문의였더라도 같은 진단을 했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진단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구급대는 심정지 대학생을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조선대병원 응급실의 다른 전화로 2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근무자들이 응급수술과 다른 환자 대응으로 인해 자리를 비워 연결되지 못했다.

결국 환자는 직선거리로 100ｍ 떨어진 조선대병원 응급실 대신 차로 3분가량 소요되는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선대병원의 응급환자 미수용 사유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관련 지자체와 조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심정지 대학생은 사고 당일 대학 동아리 농촌봉사활동에서 만난 또래들과 밤새 술을 마신 후 교내 벤치에 홀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대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맥박과 호흡은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이며, 경찰도 관련 사항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