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매립 30년] ② 1호 경제자유구역…역경 속 성장 잰걸음
기사 작성일 : 2024-09-07 09:00:15

[※편집자 주 =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오는 10일 매립 착공 30년을 맞습니다. 바다와 갯벌을 메워 조성된 송도는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첨단지식서비스 산업의 글로벌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는 송도 매립 30년을 맞아 송도 개발의 발자취와 성과를 10년 단위로 나눠 기획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송도 랜드마크 동북아트레이드타워


2008년 7월 동북아트레이트타워 공사 현장의 모습(위, 경인일보 제공)과 현재 모습(사진 임순석)

(인천= 신민재 기자 =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계기로 개발 사업에 한층 속도가 붙었다.

도로·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되면서 매립 착공 10여년만인 2005년 3월에는 송도에서 첫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신도시 특성상 교통·녹지·상업시설 등 주거 인프라가 미흡한 때였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송도는 한때 투기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2007년 3월 송도 모델하우스 주변에 늘어선 청약 행렬


[ 자료사진]

◇ 오피스텔 청약경쟁률 4천855대 1…투기 '광풍'

당시 강남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송도로 몰리면서 청약 접수 당일에는 견본주택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루기 일쑤였다.

2007년 3월 송도 더프라우 오피스텔의 경우 무려 4천855대1의 청약 경쟁률로 역대 오피스텔 최고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종전에는 2004년 서울 용산 시티파크 216대1이 최고 기록이었다.

시민단체들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투기 바람이 조장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송도 갯벌 훼손 논란


2009년 3월 송도 11공구 매립 반대 퍼포먼스(왼쪽)와 갯벌에서 굴 채취하는 어민들(경인일보 제공)

◇ 매립 면적 증가에 갯벌·환경 보호 목소리도 커져

송도에서는 또 바다와 갯벌을 매립하는 면적이 점차 늘어나면서 개발과 환경 보존을 둘러싼 대립도 끊이지 않았다.

인천시는 IT·바이오 등 첨단산업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2006년부터 송도 마지막 매립구역인 11공구의 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인천 육지 쪽 해안선에 마지막으로 남은 송도 11공구 예정지가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습지이고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조류 등이 발견돼 보호가 필요하다며 매립에 반대했다.

뜨거운 논란 속에 국토해양부는 2009년 송도 11공구 매립을 확정했고 환경단체들은 재검토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008년 3월 공정률 70% 진행된 인천대교 현장 모습


[ 자료사진]

◇ 인천대교 개통…세계와 이어진 송도

이런 가운데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가 2009년 10월 개통됐다.

전체 길이가 21.38km에 달하는 인천대교가 개통하면서 송도는 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연결됐고, 이로써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개통 당시 세계에서 7번째로 긴 교량이었던 인천대교는 민간투자액을 포함해 2조4천234억원의 사업비가 쓰였다.

대교 주탑의 높이는 238.5m로 63빌딩(249m)과 비슷해 10만t급 이상 대형선박도 교량의 주탑 아래로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


2005년 송도


해양경찰청(사진 오른쪽) 주변에서 주상복합건물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임순석]

◇ 글로벌 금융위기 '암초'…송도 프로젝트 또 위기

IMF 한파를 딛고 순항하던 송도 개발 프로젝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다시 한번 큰 시련을 겪게 된다.

송도의 랜드마크인 지상 68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는 2009년에 외관공사가 거의 마무리됐지만, 투자자 이탈 등 자금난으로 공사 중단과 재개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다가 착공 8년 만인 2014년에야 완공됐다.

국내 최고 높이 건물을 꿈꾸며 추진된 151층 인천타워도 물거품이 됐다.

인류가 쌓아 올린 현존 최고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160층, 높이 828m)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쳐났지만 사업은 결국 좌초됐다.

151층 인천타워 건립사업은 2010년 8월 102층 건물로 조정됐다가 사업비 확보의 어려움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2015년 1월 사업계획 조정과 더불어 최종 무산됐다.


2012년 9월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GCF 유치 기원행사


[ 자료사진]

◇ GCF 등 국제기구 유치…국제도시 면모 구축

송도의 국내외 투자·개발은 부침이 반복됐지만, 글로벌 첨단산업·비즈니스 중심의 글로벌 도시를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2012년에는 환경 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했고, 이후에도 각종 국제기구들이 속속 송도에 둥지를 틀며 국제도시로서 송도의 위상을 뒷받침했다.

송도에는 현재 GCF 외에도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유엔 재해경감국제전략(UNISDR) 동북아사무소 등 모두 15개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다.

2002년∼2010년 인천시장을 지내며 송도 프로젝트를 주도한 안상수(78) 전 국회의원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초기에 송도의 성공 가능성이 보이자 중앙 정부가 직접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당시 국가 미래정책을 세심하게 챙겼던 노무현 대통령이 정당을 초월해 인천 편을 들어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안 전 시장은 "송도는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초심을 지키면서 다른 수도권 신도시들과 차별화해야 한다"며 "여전히 국제기구들과 미래 첨단기업들이 송도 입주를 희망하는 만큼 구체적인 발전 목표를 갖고 다시 한번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