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 순방' 교황, 동티모르 도착…내일 70만명 참석 미사 집전
기사 작성일 : 2024-09-09 16:00:59

9일 동티모르 수도 딜리서 교황을 기다리는 가톨릭 신자들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현지시간) 세번째 방문국 동티모르에 도착했다.

교황은 이날 파푸아뉴기니에서 출발해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도착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동티모르가 2002년 독립 이후 교황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9년에는 요한 바오로 2세 당시 교황이 인도네시아 점령 하에 있던 동티모르를 방문한 바 있다.

사흘 일정으로 동티모르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0일 신자 약 70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동티모르는 전체 인구 130만여명의 약 98%가 가톨릭 신자다.

약 1만5천㎢ 면적으로 강원도보다 약간 작은 동티모르는 복잡한 역사를 지닌 신생국이다.

450여년 동안 식민 지배를 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1975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이내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했다.

24년 점령 기간에 최대 20만명의 동티모르인이 학살되거나 실종됐다. 이후 유엔 감독 하의 국민투표를 거쳐 2002년 공식적으로 독립했다.

인구의 약 42%가 빈곤선 아래 생활을 영위하고 부패, 장애인 학대, 아동 노동 등의 문제도 안고 있다.

교황은 이번 방문 기간 동티모르의 경제·사회적 이슈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들은 특히 카를로스 벨로 주교가 1990년대 딜리에서 아동 성학대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교황이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벨로 주교는 해당 사건으로 교황청 징계를 받았고 현재 다른 지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6년 동티모르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끈 공로로 호세 라모스-오르타 현 동티모르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교황 공식 일정에는 해당 사건 피해자와 만나는 행사가 포함돼있지 않다고 AFP는 전했다.

교황은 지난 3일 첫 방문국 인도네시아를 찾은 데 이어 6일부터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다. 동티모르 일정을 소화한 뒤에는 싱가포르로 이동해 12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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