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찔끔' 반등한 반도체株…주가 향방은(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4-09-09 17:00:24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단지 기흥캠퍼스


[TV 제공]

이민영 기자 =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가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 기술주 부진, 실적 악화 전망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장중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일부 종목은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지만, 오름폭은 미미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전장 대비 2.03% 내린 6만7천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째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0월 31일(6만6천900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주가는 장 초반 3.34% 하락해 6만6천600원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저가 매수세 등이 유입되며 낙폭은 축소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장중 3.77% 내린 15만500원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저가 매수세에 반등해 0.38% 오른 15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장 초반 내림세를 보이던 리노공업[058470](0.98%)도 소폭 반등했으며 HPSP[403870](-0.41%), 이오테크닉스[039030](-1.07%) 등은 내렸다.

지난주 말(6일) 미국 8월 비농업 신규 고용 증가 수준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엔비디아(-4.09%) 등 미국 기술주가 급락하자 장 초반 국내 반도체주도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다만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에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날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에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다른 종목 대비 낙폭이 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3분기 현재 스마트폰,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증가해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조7천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13조7천억원)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15%, 11%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9만5천원으로 내렸다.

기관의 선호도는 반도체 종목 내에서도 엇갈렸다.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55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판 반면, SK하이닉스는 71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가장 많이 샀다.

한편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모두 순매도했는데 순매도액은 각각 3천870억원, 1천620억원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산재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반도체주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인 인공지능(AI) 혁신 기대에도 반도체 산업은 경기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는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차 급락해 심리적인 손상이 컸다"며 "당분간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나 자산에 대해서는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가 진행 중으로 금리 인하에 따른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공격보다 수비가 유효한 시점으로 기술주보다 비기술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향후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인 블랙웰 제품 출시 등에 악화된 기술주 투자 심리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제품은 'B200A'와 'B200'으로 구분되는데 최근 TSMC와의 협업 강화를 통해 해당 제품들이 연내 공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연내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기업들로부터 승인(Qualification)을 받는다면 수요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V자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0일 애플의 아이폰 16 시리즈가 공개되는 가운데 해당 이벤트가 향후 반도체주 주가에 반전 모멘텀(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 이후 이미 기대치가 낮아져 가격 조정을 받은 AI 주에 주가 복원력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6 판매 증가가 정보기술(IT) 업종의 수요, 실적 회복에 기여하면서 주가 반등을 견인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높지 않고, AI 기능을 채택한 IT 기기의 판매가 부진한 점을 반영하면 아이폰16 판매도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판매 증가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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