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덮친 가뭄…파라과이강 수위 120년 내 최저
기사 작성일 : 2024-09-10 10:01:01

모래톱 주변에 모여 있는 선박


(마리아노 로케 알론소 AP= 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마리아노 로케 알론소 인근 파라과이강 유역 모래톱에 선박이 모여 있다. 2024.9.10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파라과이강 수위가 120년새 최저로 떨어졌다.

파라과이 기상청은 9일(현지시간) 아순시온 항구 기준 파라과이강 수위가 기준보다 89㎝ 낮은 것으로 나타나, 1904년 첫 측정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파라과이강은 브라질에서 발원해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를 흐르는 2천695㎞ 길이의 물줄기다. 인근 파라나강까지 연결된 수로까지 고려하면 서울∼부산의 8배 가까운 3천400㎞까지 배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물길이 늘어난다.

파라과이강은 내륙 국가인 파라과이 주요 수출품인 곡물, 옥수수, 콩 등 농산물 운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물류 통로로 쓰인다.

AP통신은 파라과이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일정 중량 이상 선박이 강을 통과하기 힘들어졌다고 보도했다.

파라과이 어업조합 측은 AP에 "평소 수로를 운항하던 수십척의 배가 모래톱 위에 얹힌 상태로 움직이지 못했다"며 "이날 하루 1천600명의 어부가 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강으로 철광석을 운반하는 브라질이나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연료 수송에 강을 이용하는 볼리비아에서도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브라질 언론 G1은 전망했다.

파라과이의 경우엔 수력 발전 차질로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고 AP는 덧붙였다.

남미 일대 가뭄은 최근 몇 년간 아마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브라질과 볼리비아 등지에서 산불로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동쪽 콘셉시온과 산호세치키토스에서는 최소 2∼3주간 곳곳에서 이어진 화재로 지금까지 서울 면적 50배에 육박하는 3만㎢가 소실됐다고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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