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트럼프 2기' 질문에 "기후협약 약해질 것"
기사 작성일 : 2024-09-12 11:00:58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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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 시 유엔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정적 변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달 말 유엔 총회를 앞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비상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유엔) 헌장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첫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임 시기와 일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 미국은 지구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했고 유엔에 대한 기여금도 삭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유엔을 연약하고 경쟁력 없는 기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격돌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가입했던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다시 탈퇴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재집권해 협약에서 다시 탈퇴하는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그것(협약)은 살아남겠지만 심각하게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 대선에서 여성의 낙태권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한 상황과 관련해서는 "여성의 성 및 생식 권리와 건강 문제에 있어 미국의 목소리는 유엔에서도 분명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할 당시 미국은 유엔 결의에 담긴 여성의 성적인 권리와 생식권, 건강 보장 이슈가 낙태권을 증진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북한과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다는 서방의 비판과 관련 "어떠한 우크라이나 전쟁 확장 행위도 절대적으로 극적인 전개"라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현재 지구촌의 상황을 '혼돈'이라고 규정하면서, 가자지구 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태는 "평화적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 교착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4만1천여명이 죽고 9만5천여명이 부상했으며, 300명에 가까운 구호 활동가 등이 숨진 가자지구의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보복하는 과정에서 "아주 극적인 국제인도법 위반이 있었고 민간인 보호 장치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엔을 반(反)이스라엘적이라고 비판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1년 가까이 통화하지 않았다면서 "그가 내 전화를 받지 않아서 이야기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와 이야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약 그가 뉴욕에 와서 면담을 요구한다면 기쁘게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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