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간 강원교육감-태백시장, 폐광지 교육 회생 '의기투합'
기사 작성일 : 2024-09-13 17:00:34

(태백= 이상학 기자 = 30년이 넘는 사제 간 인연을 이어온 강원특별자치도 신경호 교육감과 이상호 태백시장이 머리를 맞대고 폐광지 교육 현안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어 지역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이상호 태백시장(왼쪽)과 신경호 강원교육감


[촬영 이상학]

태백은 장성광업소 폐광 등에 따른 인구 감소 여파로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어 지역소멸 이전에 '학교소멸' 위기가 선결 과제다.

이들은 교육을 통한 지역 회생에 '의기투합',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하 강원교육청)을 찾아 신 교육감과 면담을 갖고 절벽 끝에 내몰린 교육 현안 해결을 건의했다.

폐광지역을 에너지 자립도시로 만들겠다며 추진 중인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산업구조 재구조화)에 맞춰 대체 산업에 필요한 인재 양성과 학생 유치를 위해서다.


강원특별자치도 교육청과 태백시 교육현안 간담회


[촬영 이상학]

둘의 만남은 단순히 교육감과 지자체장이 아닌, 스승과 제자 간 오랜 신뢰와 폐광지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험 공감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신 교육감은 이 시장이 태백 상장 중학교에 다니던 시기 수학 과목 교사였다.

이 시장은 당시 신 선생님이 내내 강조했던 교육철학을 삶의 지표로 삼아 왔기에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 회생 해법의 하나로 '교육재건'을 정책화할 수 있었다.

이 시장은 "선생님(신교육감)은 신혼인데도 항상 제자들의 학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하교 이후 늦은 밤까지 제자들을 가르쳐 주신 모습이 선하다"며 "당시 석탄합리화정책(1989년)을 앞두고 폐광이 되면 태백이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고 교육이 대안이라고 했던 선견지명은 제 정책의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 교육청과 태백시 교육현안 간담회 후 기념 촬영


[촬영 이상학]

실제로 이 시장은 신 교육감과 지난해 8월 이후 8차례 만나 위기에 빠진 폐광지 교육 현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해결이 쉽지 않았던 교육 현안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신입생 충원이 부족해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던 옛 태백기계공고는 강원형 마이스터고인 한국항공고교로 전환해 올해 신입생을 채웠고, 옛 철암고교는 체육중점학교로 만들어 신입생이 대폭 늘었다.

황지정보산업고교는 한국세무금융고로 2026년께 개교를 준비하는 한편, 특성화고교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태백시청


[태백시 제공]

특히 지난 7월 말에는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2차 공모사업에 선정돼 3년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태백시는 강원교육청, 지역 교육청과 협력해 사업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교사를 위한 기숙사(50실) 건립도 추진돼 안정적인 교육환경 조성이 구체적인 성과를 보인다.

이날 이 시장은 신 교육감 앞에서 시종일관 제자로서의 예의를 갖추었고, 신 교육감도 간절하게 호소는 제자의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흐뭇함으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시장은 신 교육감에게 유학생 전문 국제직업고교와 강원남부 권역(거점)형 한국어 교육센터 건립 추진을 건의해 신교육감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또 직업교육 혁신지구 공모사업 공동 추진, 황지고, 장성여고 등 자율형 공립고 추진, 특성화 고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협약 체결에도 뜻을 같이했다.


태백시


[태백시 제공]

태백 황지초교 인근에 평생학습관과 교육도서관을 만드는 꿈탄탄 이음터 건립 공동 대응을 비롯해 옛 장성여중 스포츠컨벤션센터 및 테니스장 조성 활용 등에도 함께 힘쓰기로 했다.

신 교육감은 13일 "폐광으로 지역소멸이 현실화한 태백에 형식적인 지원이 아닌 도시를 살릴 수 있는 가시적인 방안이 절실하다"며 "제자(이상호 시장)의 교육을 통한 지역회생 의지가 강한 만큼 기관 협력을 통해 도 교육청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태백시장


[촬영 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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