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 코앞인데' 전남지역 벼멸구 피해 급속 확산
기사 작성일 : 2024-09-19 11:01:15

벼멸구 피해로 노랗게 변한 논


(영광= 19일 오전 전남 영광군 백수읍 천마리 한 농경지가 벼멸구 피해로 노랗게 변해 있다. 광주·전남 농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 전남도와 농협 등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벼멸구 방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9.19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 조근영 전승현 정회성 기자 = 전남지역에서 벼 수확기 고온현상이 지속하면서 벼멸구가 급속도로 번져 피해 면적이 작년의 38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19일 전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장흥·해남·보성 등 도내 서남부권을 중심으로 벼멸구가 확산해 총 6천700㏊에서 벼멸구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벼멸구 피해 면적 175㏊보다 38배가량 많은 것으로, 최근 5년간 평균 벼멸구 피해 면적 3천876㏊보다 2배가량 많다.

실제로 해남군의 경우 관내 벼 재배면적 1만9천727㏊ 중 약 5%가량인 985㏊에서 벼멸구가 발생했다.

추석 연휴 일부지역 농약사들이 문을 닫아 약제 살포를 제때 하지 못하면서 벼멸구 피해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으로 농민들은 보고 있다.

벼멸구는 6~7월 중국에서 유입돼 벼 포기 아래에 서식, 벼 출수 이후(8~9월) 볏대의 중간 부분에서 즙액을 먹어 고사시켜 수확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올해는 계속되는 고온으로 해충의 세대교체 주기가주기가 4일 정도 단축되면서 벼멸구가 다량으로 증식됐으며 추석 이후에도 고온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확기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수확기를 코앞에 두고 벼멸구가 급속도로 퍼지자 광주와 전남지역 농민단체들도 벼멸구 방제를 위한 더욱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벼멸구 피해 농지


[해남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전남 전 지역에 벼멸구 확산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농민단체는 "전남도는 예산 32억원을 편성해 긴급 방제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벼멸구 확산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며 "피해지역 주변까지 일제히 방제하도록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와 일선 시군, 농업기술원·농협전남본부 등도 농약 안정적 공급, 방제 지도, 약제 구입비 지원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오는 22일까지를 긴급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벼멸구 방제비 32억원(도 6억1천만원·시군비 25억9천만원)을 지원한다.

일반 방제로는 벼 밑동에 서식하는 벼멸구를 박멸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액이 밑대 까지 흐를 수 있도록 고성능 살포기 등을 활용해 충분히 살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6∼7월 비가 내릴 때 농가에서 방제를 소홀히 한 측면도 있고 고온으로 벼멸구가 확산하기 좋은 조건이 됐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피해 농가는 지역농협으로 보험금 지급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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