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이 당론이라더니' 세종시의회 민주당, 말 바꾸기 논란
기사 작성일 : 2024-10-08 19:00:03

세종시의회 갈등이 삭발식으로


(세종= 김준범 기자 =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의원들이 8일 오후 세종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인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개최를 위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2024.10.8

(세종= 한종구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이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2026년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이 당론이라던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입장을 번복했다.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현옥 의원은 8일 에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올라온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삭감하는 게 당론"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시가 예산안을 수정해 시의회에 새로운 추경안을 올리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상임위원회 단계부터 다시 심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를 놓고 강경 일변도이던 전날 기자회견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당론 채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2026년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전날 발언은 박람회 자체를 개최할 수 없도록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미지만, 이날 발언은 새로운 추경 예산안을 올리면 다시 심사하겠다는 의미다.

최 시장이 단식 농성을 하며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고 주민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서며 출구전략을 마련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세종시의회 앞에는 '정원도시박람회 방해하는 시의원은 책임지고 물러나라'거나 '세종의 미래를 가로막는 시의원들, 시민의 힘으로 심판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 수십 개가 설치됐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게 아니라 당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시의원도 "시의회는 정원도시박람회 개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생 예산 편성, 재정 상황 고려, 체계적 준비 미흡 등으로 예산 반영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합리적·단계적 추진방안 및 예산 계획을 제시한다면 박람회 추진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세종시의회는 지난달 10일 시가 제출한 추경예산안 가운데 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는 예산안을 다시 심의해 달라며 추경안 제출과 함께 임시회 소집을 요구해 같은 달 23일 임시회가 열렸으나, 시의회 예결특위는 자정 전까지 추경안 처리를 하지 못해 자동 산회했다.

최 시장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6일부터 시청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