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일 안보 회의 불참에 젤렌스키 '승리계획' 힘 빠지나
기사 작성일 : 2024-10-09 10:01:07

바이든 발언 경청하는 젤렌스키


(워싱턴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행사 중 하나에 참석해 발언하는 것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경청하고 있다. 2024.07.12

이신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독일 방문을 연기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른바 '승전 계획'이 암초를 만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10일부터 나흘간 독일을 찾을 계획이었다.

이 기간에는 특히 영국과 프랑스 등 20개국 정상이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모여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남동부로 향하는 허리케인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시속 230㎞의 강풍을 동반하고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는 밀턴이 100년 만에 최악의 폭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에서 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서방 언론들은 서방의 군사지원 확대를 설득하려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불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번 회담이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첫 UDCG 회의라는 점을 지적했다.

UDCG는 미국을 중심으로 50여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전략을 논의하는 장관급 협의체로 정상급 회의로 격상돼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이 모이는 자리에서 자신의 전쟁 승리 계획을 설명할 방침이었다.

이 계획에는 특히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프랑스명 SCALP) 등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이미 스톰섀도 사용 허가 의사를 전하고 미국의 동의를 구해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응답이 없는 상태다.

스톰섀도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했고 미국의 기술도 일부 사용된 만큼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회담이 바이든 대통령의 승낙을 얻어낼 중요한 기회였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내달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효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다시 일정을 조율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숄츠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일정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3개월은 긴 시간이 아니다"며 임기 내 일정을 다시 잡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동맹에 러시아의 미사일을 더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곳에서 방공 능력을 강화해 러시아의 테러가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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