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금성과 가전싸움서 역할"… 황선두 전 三電 부사장 별세
기사 작성일 : 2024-10-14 13:01:12


[유족 제공]

이충원 기자 장종우 인턴기자 = 삼성전자는 1980년대 중반 반도체 투자를 계기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1980년대 초까지 가전에서 금성사(현 LG전자)에 밀렸다. 1980년대 중반 삼성전자 국내 판매를 총괄하며 금성사와 치열한 영업 전쟁을 벌인 황선두(黃善斗) 전 삼성전자 국내판매 총괄 부사장(삼성종합화학 사장)이 13일 오후 5시5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4세.

1940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4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5년 12월 삼성그룹 공채 7기로 입사, 1981년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했다. 제일모직과 제일합섬에선 주로 관리 업무를 맡았지만 1984년 삼성전자 전무로 옮기면서 영업을 담당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국내 가전제품 시장에서 금성에 밀릴 때였다. 1980년 삼성그룹 비서실 운영팀장을 지낸 오증근 전 삼성영상사업단 사장은 "원래 술도 별로 안 마시던 분이 국내 영업을 하느라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질책도 많이 받고 술도 많이 마셨다"며 "금성을 이겨보겠다고 고생 많이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1988년 삼성전자 국내 판매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고인은 최진실(1968∼2008)씨를 모델로 내세워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VTR(비디오테이프 재생·녹화 장치) 광고를 성공시키며 가전 시장에서 금성사를 앞질렀다.

1991년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있을 때는 전자 부품 제조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 국내로 역수입하는 국제분업 체제를 강화했다.

고인이 사장으로 있던 1992∼1996년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은 한국비료를 인수, 현대와 함께 우리나라 석유화학 부문 수출구조 흑자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1994년엔 삼성그룹 화학소그룹장을 겸임했다. 1997년 삼성정밀 상담역을 거쳐 2000년 삼성정밀화학 고문을 지냈다. 1991년 은탑산업훈장과 5억불 수출의 탑, 1996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백증자씨와 사이에 1남1녀(황혜진·황순재)와 며느리 민혜원씨, 사위 이경호(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2호실(15일부터 15호실), 발인 16일 오전 8시15분. 장지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 ☎ 02-3410-6912(15일부터 ☎ 02-3410-6915)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유족 연락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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