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민주, 텃밭 승리에 안도…PK 높은 벽 극복은 숙제
기사 작성일 : 2024-10-17 02:00:13

영광서 유세 지원하는 이재명 대표


(광주= 정다움 기자 =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한 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2024.10.11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치러진 10·16 재보선에서 전남 곡성·영광군수 선거에 승리하며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조국혁신당, 진보당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영광군수 선거에서 이기면서 텃밭인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데 의의를 두는 모습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었던 곡성군수 선거는 논외로 하더라도 영광군수를 내줬다면 이 대표는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였다.

가뜩이나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광주·전남 지역 비례대표 선거에서 혁신당에 1위를 뺏긴 상황이었다.

여기에 민주당을 '호남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맹공을 편 혁신당에 두 곳 중 한 곳을 내줬다면 '호남 맹주' 지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컸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주축이 돼 압승한 총선 이후 숨죽이던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마저 고개를 들 수 있었으나 일단 이 대표로선 이런 부담스러운 국면은 피한 셈이다.

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혁신당이나 진보당에 호남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이 나오지 않은 것은 큰 성과"라며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대승을 거뒀던 총선 후 치러지는 첫 선거에서 받아 든 무승부라는 성적표는 뒷맛이 개운치 않아 보인다.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더해 여권 내 갈등 양상이 표출되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탓이다.

특히 총선 당시 민주당이 기존 의석에서 두 석을 잃으며 한 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던 부산에서 여전히 한계를 보인 것은 민주당에 숙제로 남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 단일화를 이루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 효과 역시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도 "부산 금정구가 대대로 민주당에 어려운 곳이긴 해도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흐름과 맞물려 기대가 컸는데 끝내 패해 아쉽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전임 구청장의 재임 중 별세로 치러진 이번 선거를 '혈세 낭비'라고 한 김영배 의원의 실언 등이 패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대대로 보수세가 강건했던 PK(부산·경남)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당의 전략 변화를 더욱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 승리의 관건은 전통적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보수 진영의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달린 만큼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동진(東進)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여권을 향한 비호감 못지않게 민주당을 향한 비호감도 컸다는 증거 아니겠나"라며 "결국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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