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맞고 이겼다" 민주, 호남정치 혁신 필요성 대두
기사 작성일 : 2024-10-17 13:01:13

영광 찾은 이재명 대표


(광주= 정다움 기자 =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11일 오후 전남 영광군 한 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2024.10.11

(영광·곡성= 장아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0·16 재보선에서 가까스로 전남 텃밭을 지켰지만, 어느 때보다 지역민들의 회초리가 매서웠던 선거라는 평가가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다.

격전지로 꼽혔던 전남 영광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도합 57%의 득표율을 얻었고 곡성에서도 조국혁신당 득표율이 35%에 달해 당 안팎에서는 텃밭민심이 주는 경고등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호남 최다선(5선) 국회의원이자 민주당의 영광군수 재선거 대책위원장 역할을 한 박지원 의원은 17일 "승리는 했지만 회초리를 맞은 선거"라며 "국회의원·단체장·지방의원 모두 치열하게 하지 않으면 다음에 큰일 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보고 찍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역민들에게는 내 고장의 앞산만 보이기 때문에 단체장·지방의원들이 잘못하면 그 뒤에 큰 산이 버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지방 정치 개혁과 중앙당의 호남 관심을 촉구했다.


영광군수 재선거 후보들


[ 자료사진]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 국회의원인 민주당 이개호 의원도 "오랜 타성에 젖어 있는 민주당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공감과 경고가 함께 작동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진보당이 사활을 걸면서 지역에서 관심받았다"며 "우리 당으로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역 발전 공약을 지키고 선거 후 주민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민들도 선거 후 민주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필요할 때만 호남을 외칠 게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과 인물 발굴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곡성 주민 유모(64)씨는 "무조건 '우리 민주당'이라고 부르던 시대는 끝났고 호남 발전에 필요한 정당임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요구했다.

영광읍에 거주하는 김모(45)씨는 "전현직 군수가 형사 처벌받고 낙마해 깨끗하고 일 잘하는 인물에 대한 바람이 컸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공천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승리한 민주당에 더욱 중요한 숙제를 안겨준 선거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곡성·영광 선거에서 주민들이 조국혁신당·진보당에도 상당한 지지를 보낸 데에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경쟁을 했다는 점도 함께 작용했다"며 "민주당으로서는 호남민이 보여준 선택에 응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겨준 선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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