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기' 빈곤층 자립 돕는다
기사 작성일 : 2024-10-21 07:00:37

빨간염소를 안고 있는 니제르 아동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도현 기자 =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잘 키워서 이웃에 나눕니다. 염소가 오면서부터 온 마을이 다 같이 잘살게 돼서 기뻐요."(마가렛 로모니지니)

"염소 덕분에 쌍둥이에게 마음껏 우유를 줄 수 있어요."(나둑 안젤리나)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가 2010년 시작한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사업이 유엔이 정한 '세계 식량의 날'(10월 16일)과 '세계 빈곤 퇴치의 날'(10월 17일)을 맞아 성공적인 빈곤층 자립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15년째 지속되는 이 사업으로 니제르, 우간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3개국 취약계층에 배분된 염소는 총 2만8천643마리다.

사업이 종료된 니제르(2010∼2020년)에는 2만3천804마리가 배분됐다. 새끼 염소를 이웃에게 나눠준 재배분율은 85%에 달해 공동체 자립 기반 조성 효과도 나타났다.

2021년부터 사업이 진행 중인 우간다 카라모자 모로토 지구에는 3천929마리가 배분됐고, 지난해 7월 시작한 탄자니아 도도마 지역에는 올해 6월까지 910마리가 배분됐다.


우간다 가정에 배분된 흰색 염소와 포즈 취하는 나우세 씨의 아이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염소는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 건조한 아프리카에서도 기르기 쉽다. 아동은 신선한 염소의 우유를 마시면 풍부한 미세 영양소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염소는 1년에 두 번까지 출산할 수 있어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높게 평가받는다. 수컷 새끼 염소를 키워 팔면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우간다는 두 나라와 달리 빨간색 염소가 아닌 흰색 염소가 배분됐다. 우간다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은 '갈라고트' 품종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프리카 내 다른 나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우간다와 탄자니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우간다의 경우 당초 목표했던 3년이 종료된 후 내년 말까지 사업 기간을 연장했다. 사업 종료 시점은 우간다는 내년 말, 탄자니아는 2026년이다.


우간다의 로즈메리 씨가 배분받은 염소와 새끼 염소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편이 최근 세상을 떠나 여섯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상황에 처한 우간다의 로모콜 나우세(36) 씨는 지난해 10월 배분받은 염소 2마리 덕분에 생계를 꾸려갈 수 있었다.

나우세 씨는 "매일 염소에서 바로 짠 우유 500㎖를 아이들에게 준다"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이 사업 수혜자로 선정돼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7남매의 엄마인 롱즈 로즈메리(37) 씨도 배분받은 염소 2마리 덕분에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염소가 새끼를 낳아 현재 9마리를 키우고 있다"며 "하루에 최대 5ℓ의 우유를 얻어 아이들에게 먹이고 일부는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간다 방문한 빨간염소 앰배서더인 래퍼 원슈타인(왼쪽)과 현지 아동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이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기근, 식량 가격 폭등 등으로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빈곤 가정에 염소를 지원하고, 가정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와 경제적 자립을 도와 아프리카에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빨간염소 앰배서더인 래퍼 원슈타인,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 웹툰 '소녀의 세계'의 모랑지 작가, 캐릭터 '몰랑이'를 만든 윤혜지 디자이너 등은 이 사업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후원 등의 방식으로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박서영 세이브더칠드런 후원개발2팀 매니저는 "식량 위기 속에서 만성적인 아동 발육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이 사업을 하고 있다"며 "가장 취약한 국가를 대상으로 아동 영양과 지속 가능한 생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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