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시설?"…충북자치연수원 활용방안 3년 넘게 고심만
기사 작성일 : 2024-10-26 13:00:30

(청주= 전창해 기자 = 충북도 자치연수원이 청주에서 제천으로 신축 이전함에 따라 남게 될 기존 청사의 활용 방안이 3년 넘도록 오리무중이다.

충북도는 도민을 위한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며 공청회까지 열었지만 여전히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청주에 있는 충북도 자치연수원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공무원 양성의 요람'으로 불리는 도 자치연수원은 1953년 9월 설립된 이후 두 차례 이전을 통해 1996년 7월 지금의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에 자리하게 됐다.

그러다 2020년 하반기 시설 개선 및 지역 균형발전 목적에서 제천시 신백동으로 신축 이전을 결정했다.

615억원이 투입되는 신축 자치연수원은 10만763㎡ 부지에 연면적 8천215㎡, 4층 규모로 연수생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과 교육공간, 사무동, 잔디 대운동장, 직원 숙소 등을 갖춘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연수생들이 민간 숙박업소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자 연수생 숙소는 건립하지 않는다.

준공 시점은 내년 말이다.

이에 맞춰 도는 기존 청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 중이다.

청주에 있는 기존 청사는 16만3천49㎡ 부지에 14개 동 건물의 연면적이 1만6천534㎡에 이를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등과 연계한 관광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11월 도 자치연수원 이전을 지방재정투자사업으로 승인하면서 기존 청사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라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그런데 3년을 넘긴 현재까지도 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큰 틀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경찰특공대 청사, 청주교도소 이전, 공공청사 재배치, 미술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소문만 무성하다가 흐지부지되기를 반복했다.

최근 연 도민공청회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재연됐다.


충북도 자치연수원 전경


[충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4일 자치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최용환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존 청사의 내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갤러리, 기록관, 박물관 등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센터로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창우 청주대 교수도 "미술관이나 도서관 등 기존 청사의 장점을 살리면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반면 채성주 청주시정연구원 도시공간부장은 복합문화공간을 활용하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주거 연계 스타트업 파크 조성', 합숙이 가능한 '체류형 귀농 교육센터'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장백순 전 청주미술협회 회장은 미술체험학교나 창작스튜디오, 김현 충북문화재단 관광사업본부장은 충북형 체류 관광 활성화 거점, 최승숙 충북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장은 유아를 둔 부모나 어린이집 교사를 위한 연수원 등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공청회를 별 소득 없이 끝낸 충북도는 결국 연구용역을 맡겨 구체적인 활동 방안을 찾기로 했다.

3년 넘게 고심만 하다가 전문기관의 손을 빌리기로 한 셈이다.

용역 결과가 도민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늑장 행정이란 비판을 떠안을 수도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연수원 규모가 큰 만큼 활용 방안을 찾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연구용역을 서둘러 추진해 연수원 이전이 완료되는 2026년 초까지는 활용 계획을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