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현지시간) 필리핀 중부 카비테주에서 열린 필리핀과 한국·미국·일본 합동훈련에 참여한 필리핀 해병대 병사의 모습. 2024.11.05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과 중국 간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섬을 점령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2주간의 군사 훈련을 시작,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전날 루손섬 북서쪽 끝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다갓 랑깃 루파'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이 지역은 남중국해에 접해 있으며, 특히 대만과 가까워 유사시 중국과 충돌 가능성이 큰 곳이다.

이번 훈련은 필리핀군의 영토 방어 계획에 따른 것으로 약 3천 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가운데 오는 15일까지 계속된다.

포병 등 실사격 훈련과 상륙 훈련을 실시하며, 특히 남중국해 섬을 점령하는 시뮬레이션 훈련도 실행한다.

필리핀 해경과 경찰, 외교부과 내무부, 각 지방 정부들도 훈련에 동참한다.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전날 훈련 개막식에서 "오늘 우리의 임무는 매우 명확하다. 우리의 주권에 도전할 수 있는 모든 외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담당자인 마이클 로지코 대령은 중국군이 원거리에서 훈련 상황을 감시하지만, 적대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지코 대령은 중국군이 훈련을 "객석 앞자리"에서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지켜볼 것이고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 훈련에는 일반적인 현장 훈련 외에도 처음으로 외국의 가짜 뉴스 유포 등에 대응하는 정보전 훈련이 포함된다.

브라우너 참모총장은 "가짜 뉴스가 널리 퍼졌고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서 "남중국해나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에서 일어나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모두 우리가 중국 해경과 해상민병대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에서는 그 반대"라면서 "우리는 그것(가짜 뉴스)에 맞서야 하고 전쟁 시기에 이를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에 따르면 중국 해군 항공모함 산둥함이 순양함 1척, 구축함 1척과 함께 루손섬 동쪽 필리핀해로 이동해 비행 작전을 수행했다고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한국 합동참모본부 해당)가 밝혔다.

산둥함이 올해 필리핀해에 배치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이번에는 전투기, 헬기 이·착륙 등의 작전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