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비급여 비중 정형외과서 70%…백내장 잡은 안과는 급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1-05 16: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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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제공]

채새롬 기자 = 도수치료·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진료 급증이 실손보험 누수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준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의 실손보험금 70% 이상이 비급여 진료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2022년까지만 해도 70%를 훌쩍 넘었던 안과의 비급여 진료비 비율은 20%대로 급감했다.

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에서 취합한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은 4조9천43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3% 늘었다.

이중 급여 지급금은 2조875억원, 비급여 지급금은 2조8천564억원이었다. 비급여 지급보험금 비율은 2023년 57.6%에서 올해 상반기 57.8%로 소폭 증가했다.

주요 진료과목 중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높은 과는 단연 정형외과(71.0%)와 가정의학과(70.4%)가 꼽힌다. 이들 두 과목의 보험금이 전체 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5%에 달한다.

실손보험금의 약 20% 비중을 차지하는 도수치료·증식치료·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비가 이들 과목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정의학과는 질환의 종류와 관계 없이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진료를 시행하는 진료과이지만, 도수치료·비급여주사치료 등을 광범위하게 시행해 비급여 비율이 이처럼 높게 나왔다.

타 진료과목 중에서도 대체로 비급여 비율이 높은 진료과목이 지급보험금 상승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는 올해 상반기 보험금 지급금이 각각 12.7%, 5.7%씩 증가했고 이비인후과(15.5%), 소아청소년과(10.1%), 비뇨의학과(11.3%), 한방병원(7.1%), 산부인과(5.1%) 등에서도 보험금 지급금이 늘었다. 이들 과목의 비급여 비율은 50∼60% 후반대다.

반면 비급여 비율이 2022년 76.9%로 높았던 안과는 작년 28.2%, 올해 상반기 28.9%로 급감했다. 안과의 비급여 지급 보험금은 2022년 4천564억원에서 작년 547억원, 올해 상반기 314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 대법원판결 이전 백내장 과잉수술과 더불어 비급여 가격 부풀리기가 심각했으나, '입원 치료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판결 이후 실손보험 보상 기준이 강화되면서 백내장 과잉수술이 진정된 영향이다.

그러나 하나의 비급여 진료가 진정되면 새로운 비급여 유행이 생기는 '두더지 잡기'식 행태가 반복됨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비급여 진료비 관련 가격 규제, 비급여 관련 표준 명칭·코드 사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내장 과잉수술이 줄어들자 관절염 치료 명목의 '무릎 줄기세포 주사'가 새로 등장했고, 무릎 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 관련 지급 보험금이 급증한 게 그 사례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작년 하반기 비급여 보고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관 간 비급여 진료비 격차는 최대 300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수치료는 중앙값이 9만원, 최댓값이 150만원이었고, 체외충격파 치료는 중앙값이 7만원, 최댓값은 50만원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규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사 급여진료가 있더라도 비급여 공급이 확대된다"며 "이는 결국 실손 보험금 상승으로 인한 국민 의료비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비급여 및 실손보험 악용을 막기 위한 가격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지난 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연내 실손보험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4일에도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비급여·실손보험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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