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졸업생도 현역도' 의대行 노린다…최상위권 변별 확보 관건
기사 작성일 : 2024-11-14 06:00:33


2025학년도 대학입학시험전형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하루 앞둔 지난 9월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건물에 의대 입시 홍보문이 붙어있다.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 김수현 기자 = 14일 시행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최상위권을 변별할 정도로 난이도를 확보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 가운데 의대 진학 수준의 수험생을 가려내는 대입전형 척도로써 수능의 중요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40개 의대 가운데 학부 과정을 운영하는 39개 대학의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은 1년 전보다 1천497명(정원 외 모집인원 포함) 증가한 4천610명이다.

의대 열풍이 몇 년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처럼 의대 모집인원이 이같이 늘어난 적이 없는 탓에 최상위권 수험생으로선 의대행을 노릴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수능에 지원한 졸업생 응시자(16만1천784명)는 2004학년도(18만4천317명) 이후 가장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내년도 의대 증원을 노리고 수능에 재도전한 최상위권으로 보인다.

N수생뿐 아니라 '현역' 고3 최상위권에서도 낮아진 의대 문턱을 노리고 의대 진학을 대입 목표로 삼은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의대정원이 N수생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8월 25일 서울 한 학원가에 의대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예년엔 드물었던 의대 증원 변수를 출제 과정에서 상당히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행된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는 상당히 까다롭게 출제됐는데, 당시 평가원이 최상위권 N수생 합류를 지나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선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1.47%로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최소일 정도였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증원으로 N수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6월 모의평가에선 예상보다 N수생 유입이 적어 평가원이 난이도 예측에 어려움을 겪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반대로 9월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를 의식한 탓인지 지나치게 평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원점수 기준의 국어, 수학 만점자가 의대 모집 인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아 최상위권 변별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평가원으로선 어떤 논란이든 피하고 싶겠지만, 이번 수능에서는 '불수능'보다 '물수능' 논란이 더욱 부담스럽기에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최대한 공을 들였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의대 증원 탓에 최상위권 변별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만점자가 속출하면 결국 수험생들의 정시모집 원서 접수 전략·대학별 고사 성적이 중요해진다.

이렇게 되면 평가원이 결국 컨설팅·논술·면접 사교육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에 이어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이 이어져 수험생이 문제나 선택지를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자칫 실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오답'으로 문항의 난도를 끌어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과 9월 모의평가 사이 정도로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뒤 "국어와 수학은 6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운 수준에서, 영어 영역은 9월 모의평가와 가깝지만 좀 더 어렵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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