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기 울음소리 들리니…"지역의 경사" 환호
기사 작성일 : 2024-11-17 09:01:16

(단양= 김형우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어상천초등학교 강당에서 대전2리에 사는 김태은(1)양의 백일잔치가 열렸다.

태은이가 엄마인 베트남 출신 리투반(38)씨의 품에 안겨 강당 중앙무대에 오르자 김문근 군수와 주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김태은양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김문근 단양군수(맨 오른쪽)


[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일을 축하하는 떡과 각종 화환으로 장식된 무대 아래에는 '어서와 태은아, 백일상을 준비했어. 천일둥이야'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이 놓여있었다.

지난 8월 9일 김운학·리투반 부부는 태은이를 얻었다.

어상천면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 건 2021년 7월 이후 1천120일 만이어서 천일둥이가 됐다.

3년여만의 경사에 어상천면 참소리색소폰동호회는 올해 계획했던 경로잔치에 특별행사로 태은이의 돌잔치를 마련했다.

주민 300여명은 태은이가 무대에 올라 어리광을 부릴 때마다 "귀여워 죽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천사 같은 아이의 백일잔치 소식에 익명의 기부자는 예쁜 문패를 선물했고, 어상천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백일반지를, 어상천면사무소는 백일상과 옷을 전달했다.

김 군수는 "어상천 모두의 아이를 우리가 잘 보살피자"며 활짝 웃었다.

장래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농촌 지역에서 갓난아기는 가뭄 속 단비 같은 귀한 존재다.

아이가 오랜만에 태어나면 온마을이 내 일처럼 기뻐하고, 어상천면처럼 건강하게 자라라고 축복하는 잔치도 열어준다.


"금고2리서 15년 만의 아기 울음소리"


[음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년 만에 아기가 태어난 음성군 소이면의 금고2리 역시 잔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오형종씨와 이소진씨 사이에 준영(1)군이 태어나자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씨 부부에게 기저귀와 옷, 꽃다발을 안겼다.

조관주 금고2리 이장은 17일 "태반이 노인인 마을에 젊은 부부가 정착하면서 생기가 돈다"며 "준영이는 마을의 보배"라고 했다.

지난 3월 진천군 백곡면에서 3년 만에 태어난 아기(김관제씨 부부 딸 김율)의 돌잔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송기섭 진천군수가 직접 참석해 옷을 입혀주기도 했다.

당시 한 총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 저출생 문제인데, 백곡면에서 3년 만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매우 반가웠다. 마을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로도 기쁜 일이라 직접 왔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세가 뚜렷한 중소도시에서도 아기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지자, 자치단체장이 저출생 극복을 위해 나서기도 한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지난 13일 여섯째 출산을 앞둔 다둥이 부모(김정탁·송희은씨)를 초청해 축하와 격려를 하면서 아이를 낳게 되면 받게 될 각종 혜택을 안내했다.

김 시장은 "저출생 위기가 가속화되는 지역사회에서 여섯째 아이의 울음소리는 시 전체의 경사이자 축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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