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선말산·부용산 4개 방공호는 일제 항공기지의 일부"
기사 작성일 : 2024-11-20 11:00:37

(평택= 김광호 기자 = 경기 평택시 팽성읍 부용산과 선말산에 2개씩 있는 총 4개의 지하 방공호(추정)는 일제강점기인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가 추진하던 해군 항공기지의 일부 시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용산 서측 방공호 모습


[평택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최근까지 평택시 의뢰를 받아 외부 전문기관이 수행한 학술조사 연구용역 결과 드러났다.

20일 이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보면 팽성읍 객사리 부용산 공원 남측에 2개, 팽성읍 함정리 선말산 마을쉼터 인근에 2개 등 4개의 방공호가 있다.

부용산 동측 방공호는 폭 2.5m, 길이 31m이고, 서측 방공호는 폭 2.5m, 길이 18m이다.

선말산 동측 방공호는 폭 2.5m·길이 51m, 서측 방공호는 폭 2.5m·길이 34m로, 4개 모두 맨 안쪽 부분이 굴착하다가 중단된 모습이다.

이 중 부용산 방공호는 부용산공원 조성 과정에서 이미 직·간접으로 존재가 확인됐으나, 선말산 방공호는 지역 사학자들의 노력으로 이번에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났다.


선말산과 부용산 방공호 위치(가운데는 비행장 활주로)


[평택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사연구팀은 일본이 패전 직후 해군 시설을 미군에 인도하기 위해 작성한 '조선항공기지조서' 중 '평택항공기지' 목록에서 이 방공호들이 당시 조성 중이던 항공기지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해당 조서에는 일본군의 항공기지 중 길이 1천500m, 폭 50m의 남측 활주로는 완성돼 사용 가능한 상태였고, 북측 활주로는 미완성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용산과 선말산 방공호들은 이 활주로를 가운데 두고 4.5㎞ 떨어져 있고, 대피시설이나 유류창고 등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이번 학술조사 결과서가 제출되면 이들 방공호의 보전 및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근에 일제강점기 시설물이 더 있는지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부용산 및 선말산 방공호 위치


[평택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 관계자는 "방공호 축조 시기와 성격을 규명하고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돼 학술조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조사가 지금까지 제한적으로 알려졌던 사실들을 학술적으로 밝혀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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