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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비인도적 무기로 꼽히는 대인지뢰까지 지원하면서 이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인지뢰는 사람이 밟으면 폭발하는 무기로, 발목 또는 무릎이 절단되거나 부상이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민간인이 크게 다칠 수 있어 대표적인 비인도주의적 무기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1997년 대인지뢰의 생산과 비축, 사용,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도록 하는 대인지뢰금지협약, 일명 오타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사람의 발걸음보다 훨씬 강한 압력을 가해야 터지는 대전차 지뢰, 군이 적군을 민간인과 구분해 사용할 수 있는 원격 조정 지뢰 등은 허용한다.

이 협약은 160여개국이 비준했는데, 미국과 러시아는 서명하지 않았다. 정전 상태인 한국과 북한도 가입하지 않았다.

미국은 대신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4년 정책적으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인 2020년 1월 이를 폐지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한반도 외 대인지뢰 사용 금지 정책'을 되살렸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전 상황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임기를 두 달 남기고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보병 부대의 진격 작전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대인 지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미국은 배터리로 일정 시간만 작동하는 '비지속성 지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

매설 이후 최장 2주면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비활성화돼 전쟁이 끝난 뒤 민간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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