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모습 드러낸 동서고속철 춘천 의암호 하저터널 공사 현장
기사 작성일 : 2024-11-26 19:00:34

의암호 하저터널 임시물막이공사 현장


[촬영 이재현]

(춘천= 이재현 기자 = "1950년 6·25 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하를 사흘간 저지한 춘천대첩의 현장인 소양 1교 인근 의암호 지하로 시속 300㎞ 고속열차가 오간다고 하니 감개무량합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26일 춘천시 근화동과 우두동 일대 춘천∼속초 철도 공사 제1공구 현장은 93.7㎞를 잇는 대역사의 첫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총사업비 3조 131억원을 투입해 춘천∼속초 구간을 단선으로 잇는 이 사업이다. 총 8개 공구로 나뉘어 추진되며 1공구와 7공구는 2022년, 나머지 6개 공구는 지난 10월 각각 착공했다.


의암호 하저터널 공사 현황 브리핑받는 김진태 지사


[촬영 이재현]

춘천 근화동에서 시작해 의암호 밑으로 하저터널을 지나 신북읍 산천리까지 이어지는 7.4㎞ 구간은 1공구다. 이 구간은 의암호 지하를 40∼50m 깊이로 파 내려가 터널 형태로만 6.8㎞를 관통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공사 구간이자 대역사의 첫 출발점이다.

이날 찾아간 1공구 현장은 춘천 스카이워크에서 수면 위에 일직선 도로 형태의 임시 구조물인 임시물막이 공사가 막바지 단계에 있었다.

의암호 하천을 가로지르는 280m의 임시물막이 공사가 올 연말 마무리되면 도내 최초로 하저터널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게 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양강 처녀상과 쏘가리 조형물이 설치된 길이 1천42m에 달하는 의암호를 가로질러 지하로 철길을 뚫는 공법은 크게 3가지다.


63m 깊이 수직 터널 형태의 환기구


[촬영 이재현]

먼저 춘천역을 지나 지상에서 서서히 지하로 내려가는 555m 구간은 개착 박스 공법으로 뚫는다.

이어 의암호부터 수직 터널 형태의 제1환기구까지는 발파와 기계식 굴착을 병행하는 NATM(나틈) 공법으로 995m를 관통한다.

의암호를 관통 후 나머지 5천304m 구간은 TBM 공법으로 뚫고 나가는 방식이다.

우두동 인근 직경 18m 규모의 제2환기구는 수직으로 지하 63m 아래로 뚫려 있어 의암호 하저터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제1·2 환기구는 대형 굴착 장비를 분해해 투입한 뒤 지하에서 조립 후 굴착하는 역할을 한다. 각종 공사 자재도 이를 통해 진입한다.

내려다보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환기구의 깊이는 63m, 아파트 21층 정도의 높이라고 공사 관계자들이 귀띔했다.


지하 63m 아래에 뚫린 제2환기구


[촬영 이재현]

이뿐만 아니라 지하철도 내부 비상 상황 발생 시 승객 대피 비상 통로 기능과 터널 내부 공기 순환 역할도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날 김준걸 국가철도공사 강원본부 춘천속초사업단장의 브리핑을 듣고 공사 현장을 둘러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의암호 하저터널 공사 난도가 높은 만큼 안전하고 빈틈없이 공사에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지사는 "소양 2교를 지나면서 많은 분이 무슨 공사인지 궁금해하셨을 텐데, 이는 춘천 의암호를 지나 미시령을 관통해 속초까지 가는 동서 고속철도 공사의 첫 번째 구간"이라고 소개했다.

또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춘천∼속초까지 39분, 서울∼속초 99분 만에 연결되는 수도권 시대를 열게 된다"며 "철저한 공정 관리 지원으로 2027년도 적기 개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공구 하저터널 공사현황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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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화 철도사업은 춘천∼화천∼양구∼인제∼백담∼속초 93.7㎞ 구간을 연결하는 도내 철도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전채 구간의 86%인 81.5㎞가 터널 구간이다. 공사는 8개 공구로 나눠 추진 중이다.

완공되면 춘천 기준으로 화천까지는 8분, 양구 15분, 인제 23분, 백담역 30분, 속초 39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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