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때 "공정" 자찬 USMCA 정조준…"무역전쟁 예고편"
기사 작성일 : 2024-11-26 19:0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캐나다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천명하면서 집권 1기를 뛰어넘는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이 미국에 불리하다며 본인이 집권 1기 때 협정을 폐기하고 새로 마련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손을 댈 태세를 분명히 한 셈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지 W.부시 정부에서 무역 협상에 참여했던 존 베로노는 이날 발표된 관세 정책이 USMCA 위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로노는 "분명 모든 무역에 25%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해당 협정을 망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에 영향을 받는 모든 국가가 미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해 보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다시 미 수출업체들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당선인에 예고한 25% 관세를 거론하며 "그렇게 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 협상했던 USMCA를 뒤집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USMCA는 트럼프 정부 1기인 2018년 11월말 체결돼 2020년 1월 발효됐다.

1994년 체결된 나프타의 후속으로, 나프타보다 강력한 규제와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북미 3국 간 상품은 관세 없이 국경을 넘나들도록 규정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에 앞선 선거운동 기간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운다는 이유로 나프타를 비판해왔으며, 1기 집권때 재협상을 통해 이를 USMCA로 대체했다.

2020년 1월 USMCA 발효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USMCA는 우리가 발효한 가장 공정하고, 가장 균형 잡혀있으며, 가장 유익한 무역 협정"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으며, 첫 검토 시기는 2026년이다.

그는 이번 11·5 대선을 앞둔 지난 10월에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유세 중 '취임과 동시에 USMCA의 6년 차 재협상 조항을 발동하겠다고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USMCA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무(無)관세를 보장한다.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기다리는 트럭들


[로이터 ]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예고된 관세가 USMCA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을 알리는 신호이자 미래 무역전쟁에 대한 예고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캐나다의 투자은행 TD증권의 알렉스 루는 "USMCA 협정은 기술적으로 2026년에만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오늘 관세 발표를 통해 캐나다, 멕시코와 조기에 갱신 절차를 시작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AFP 통신에 "멕시코와 캐나다는 여전히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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