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정부 구성 착수…"트럼프 취임이 시한"
기사 작성일 : 2024-12-03 22:00:57

선거 승리에 기뻐하는 아일랜드 공화당의 미할 마틴 전 총리


[로이터 ]

(런던= 김지연 특파원 = 아일랜드 총선에서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한 양대 중도우파 정당이 차기 정부 구성 작업을 시작한다.

2일(현지시간) 밤 완료된 개표 결과 174개 의석 중 미할 마틴 전 총리의 공화당이 48석, 사이먼 해리스 총리의 통일아일랜드당이 38석을 차지했다. 지난 연립정부를 주도한 두 정당 의석수를 합하면 86석으로 과반에 2석 부족하다.

개표가 마무리되면서 차기 정부 구성에 이목이 쏠린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신페인당(49석)은 3일 각각 원내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아일랜드 RTE 방송이 전했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이미 신페인당과 연합 가능성을 배제했기에 소수당이나 무소속(16명) 당선인과 연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일랜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출범 전에 안정적인 정부 구성을 마쳐 트럼프발 경제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일랜드는 낮은 법인세율을 유인 요소로 미국의 주요 기술·제약업체를 다수 유치해 세수를 의존하고 있는 데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대외 경제 정책 변화에 상당히 영향받을 수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지도부는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제때 연정 구성 협상을 마치고 새 정부를 출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최대 정당 공화당 대표로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마틴 전 총리(2020년 6월∼2022년 12월 재임)는 트럼프 재집권이 아일랜드 차기 정부 구성의 '사실상 시한'이라고 말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의 해리스 총리도 2일 기자들에게 "내년 3월에 누군가가 백악관에서 토끼풀을 건넬 때(성패트릭의 날 기념 행사)까지 기다리고 싶지는 않다"며 "가능하다면 트럼프 당선인과는 취임 전이라도 조기에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직전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정부를 안정적으로 구성하지 못하면 트럼프가 예고한 대유럽연합(EU) 관세 부과 등에 대응하는 데 아일랜드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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