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 선두주자 "당선시 우크라 지원 전면중단"
기사 작성일 : 2024-12-06 09:00:58

루마니아 대선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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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 기자 =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에서 선두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킨 극우성향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당선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필요한 만큼 계속 돕겠다'(for as long as it takes)는 유럽연합(EU)의 입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는 내 국민을 돌봐야 한다는 데만 동의한다. 난 우리 국민을 끌어들이길 원치 않는다"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치적 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영(0)이다. 모든게 멈출 것이다. 난 우리 국민만 돌보면 된다. 우리는 스스로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마치 전쟁이 진행 중이란 걸 부정하는 양 "당신은 그걸 확신하느냐"고 반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친러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칭송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애국자이자 지도자"라고 언급했으나 "팬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모두 속해 있는 루마니아에는 나토의 대형 군기지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등이 들어서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포대를 보내고,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등 우크라이나를 전적으로 지원해 왔다.

BBC는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푸틴의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안보 위협이라고 말하길 거부했다"면서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루마니아는 헝가리, 슬로바키아와 마찬가지로 나토의 동쪽 측면에 있는 러시아 동조자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는 이원집정부제 국가이지만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지기에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는 8일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1차 투표에서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라스코니 대표는 각각 22.94%와 19.18%의 득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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