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트럼프 2기 앞두고 유럽 리더십 공백 경고
기사 작성일 : 2024-12-10 19:00:57

ISPI 시상식에서 발언하는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출신인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연합(EU) 주도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정치 위기를 지적하며 유럽의 리더십 공백을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드라기 전 총리는 전날 밀라노에서 열린 2024 이탈리아 국제관계연구소(ISPI) 시상식에서 유럽의 리더십과 관련해 30분간 연설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리더십이 약화했지만, 유럽을 공동의 미래로 이끌 수 있는 다른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다"며 "유럽의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지만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독일의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 현재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지난달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이른바 '신호등 연정'이 붕괴했고, 프랑스는 이달 4일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가결로 미셸 바르니에 총리 내각이 해산됐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안보 압박에 유럽이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로존 1·2위 경제대국 독일과 프랑스가 정치적 내홍으로 휘청거리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드라기 전 총리는 2022년 10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이탈리아 총리를 지내며 EU의 쌍두마차인 독일, 프랑스와 함께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 왔다.

2011∼2019년 ECB 총재 시절에는 유로존 위기를 타개하는 데 성공하면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EU의 '미래 경쟁력'에 관한 자문 보고서 작성을 의뢰받고 관련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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