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함정, 펠로시 방문 직후보다 많아"…포위훈련?(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10 21:00:57

착륙하는 대만 공군 미라주 2000 전투기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봉석 기자 = 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최근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한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만 고위 안보 당국자는 10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에 "제1도련선을 따라 90척에 가까운 중국 해군 군함 및 해안경비대 경비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뜻하는 가상의 선으로, 상대국으로선 중국 해군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이 된다.

대만 국방부는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이 벌였던 대만 포위 군사훈련 때 함정 규모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2년여 전 훈련 당시 중국은 탄도 미사일들을 발사하고 전투기와 군함 등도 동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만 봉쇄 및 궁극적으로는 침략 연습을 벌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대만 국방부는 9일 오전 6시 이후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 군용기 47대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지난 10월 라이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문제 삼아 대만 포위훈련인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를 벌인 이후 최대 규모다.

전날 대만군은 중국이 지난 8일부터 11일 오전 8시까지 중국 연안 지역에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고 대만 인근 해역에 함정들을 파견하는 등 '회색지대 도발'을 하고 있다면서 경계 태세를 최고 수위로 높이고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이 주장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어선 등을 활용해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려는 행위를 뜻한다.

AP통신은 중국이 대만 주변에 함정과 군용기 배치를 늘렸지만 조용한 상황이라면서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식 훈련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최근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이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한 남태평양 도서국 순방에 나선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국이 또다시 대만 포위훈련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왼쪽)과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


[대만 총통부 제공. AP ]

대만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해 대만 당국자들이 타국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수교국 순방길에 미국 영토에 들르는 대만 총통의 '경유 외교'에 보복성 군사훈련을 해왔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당시 총통이 중미 순방길에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을 때는 사흘간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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