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에 동호인 테니스 전국 랭킹 1위 성기춘 테니스진흥협회장
기사 작성일 : 2024-12-18 09:00:42

성기춘 KATA 회장


[촬영= 김동찬]

김동찬 기자 = 한국 동호인 테니스의 '대부'로 불리는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이 74세 나이에 동호인 테니스 전국 랭킹 1위에 올랐다.

성기춘 회장은 이달 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KATA 시즌 마지막 대회 하나은행컵까지 베테랑부(55세 이상) 2024시즌 1위를 확정했다.

또 만 25세 이상이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는 오픈부에서는 11월 충주사과배에서 우승하는 등 젊은 선수들과 겨뤄서도 뒤지지 않는 노익장을 뽐냈다.

'회장님'이라고 상대 선수들이 봐준 것은 물론 아니다.

쉬는 날 시간을 내 전국에서 모인 동호인들이 랭킹 포인트 1점에 울고 웃을 정도로 경쟁의식이 엄청난 데다 '고수'로 유명한 '회장님'을 이기면 큰 자랑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악물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기춘 회장이 동호인 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25세 이상들도 나오는 오픈부 순위로도 30위권에 해당한다.

최근 서울 서초구 플렉스 테니스클럽에서 만난 성기춘 회장은 "아침에 일어나 매일 20분씩 걷고 평소 쓰는 라켓보다 조금 무거운 것으로 스윙 훈련을 포핸드 150번, 백핸드 150번씩 한다"며 "그리고 1주일에 세 번 정도는 레슨을 받으러 간다"고 체력 유지 비결을 소개했다.

30대 초반 급성 간염으로 6개월 넘게 입원하며 사경을 헤매기도 했던 그는 37세가 돼서야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고 한다.

중·고교 시절 탁구 선수로 활약한 경력 덕에 남들보다 비교적 빠르게 테니스에 적응한 성 회장은 투병 후 술·담배를 일절 끊고 40년 가까이 키 170㎝, 몸무게 67㎏의 체격을 유지하고 있다.


팀 바볼루션 창단식. 가운데 파란색 상의가 성기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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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를 잘 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KATA는 올해 46개 동호인 대회를 개최하며 국내 동호인 테니스를 주관하고 있다.

성 회장은 "1년에 대회 기간이 200일이 넘는다"며 "대회를 치르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원 기업들을 찾아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연 5만명 넘는 인원이 KATA 주관 동호인 대회에 출전하는데 "요즘은 출전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 10초 만에 다 마감된다"며 "대회에 나오는 연령층도 많이 젊어졌고, 여성 참가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높아진 테니스 인기에 대해서도 자랑했다.

테니스 유망주와 장애인 테니스 등에도 기부금을 후원하는 성 회장은 또 최근에는 스포츠 브랜드 바볼랏과 함께 대학생 테니스 클럽 회원들로 구성된 '팀 바볼루션'을 창단하는 등 테니스 저변 확대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성 회장은 "내년은 KATA 창설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더 좋은 동호인 대회를 준비하고, 또 참가자 및 입상자들과 함께 메이저 대회와 같은 외국의 유명한 대회를 직접 보고 오는 기회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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