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골목경제, 지역화폐로 녹인다…지자체 예산·할인 확대
기사 작성일 : 2024-12-29 09:00:22

(수원= 최종호 기자 = 지속된 경기 침체에 비상계엄 사태가 겹치며 얼어붙은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긴급 처방으로 지역화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역화폐(CG)


[TV 제공]

관련 예산 규모를 늘리고 인센티브 할인율을 높이는 데 더해 특별발행에 민간배달앱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상권에 숨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경기도와 시군 지자체 등에 따르면 도는 내년 1월 설을 앞두고 시군과 함께 지역화폐 인센티브 할인율을 6%에서 10%로 상향한다.

10% 인센티브는 현금 1만원을 내면 1만1천원이 충전된 지역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다.

아울러 민간 배달앱 사업자 두 곳과 경기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연계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해당 배달앱 이용 때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상공인의 부담을 던다는 계획이다.

시군 지자체들도 저마다 지역화폐를 통한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수원시는 지역화폐 발행액을 올해 200억원에서 내년 411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해 지역화폐 발행에 200억원을 투자해 1천억원의 효과를 봤다"며 내년에는 그 이상의 효과가 나길 기대했다.


수원페이카드


[수원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화폐 누적 발행액 2조1천272억원으로 2020년부터 발행액 기준 경기도 1위 자리를 지켜온 화성시는 내년에도 도내에서 가장 많은 5천억원어치를 발행한다.

광명시는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에서 돈이 돌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화폐 사업은 '이재명표 정책 브랜드'로 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곳에서 중점적으로 추진돼왔지만, 경제 한파가 불어닥친 지금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지난 24일 지역화폐의 내년 1∼3월 충전 한도를 기존보다 20만원 많은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긴 민생 안정·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같은 당 신상진 성남시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대외적인 변수와 경제 한파로 골목 경제가 매우 어려워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 1분기 5천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특별발행을 발표했다.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팔달구소상공인연합회 임기호 부회장은 "지역화폐는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는 사용 못 하니 아무래도 소상공인들에 큰 도움이 된다"며 "제가 운영하는 식당도 매출의 30%가 지역화폐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지역화폐


[TV 제공]

영통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도 "많지는 않더라도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역화폐가 꾸준히 담당하고 있는데 지역화폐 발행을 늘리면 우리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게 당연하다"며 반겼다.

지역화폐 사업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소상공인 터전인 전통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에 돈이 돌게 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역화폐 발생 지자체는 2007년 17곳에서 현재 190곳으로 급증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