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솅겐 가입 첫날 국경넘은 첫 여행객은 유기견
기사 작성일 : 2025-01-04 00:00:57


루마니아-헝가리 국경 검문소에서 열린 솅겐 조약 정식 가입 기념식. 검문소 차단바가 올라가자 유기견이 국경을 넘고 있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 역내에서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이날 루마니아-불가리아 국경 검문소에서 커털린 프레도이우 루마니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아타나스 일코브 불가리아 내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념식이 마련됐다.

같은 시간, 루마니아-헝가리 국경 검문소에서도 비슷한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아 국경을 처음 넘은 예상치 못한 '손님'이 있었으니, 바로 한 마리의 유기견이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국경 검문소 차단바가 올라가는 순간 경찰과 군인, 각계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아지가 가장 먼저 국경을 넘었다.

모든 시선이 이 강아지에게 쏠렸고, 강아지는 갑작스러운 환호와 박수에 놀라며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강아지는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 독특한 장면은 많은 카메라에 포착돼 순식간에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어떤 사람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농담했고, 또 다른 이들은 루마니아와 헝가리의 심각한 유기견 문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루마니아와 헝가리에서는 각각 60만마리, 50만마리의 유기견이 길거리를 떠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비참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학대당하는 경우도 잦다.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해결책은 난망하다.

솅겐 조약은 유럽 내 가입국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와 같은 국경 통과 절차를 면제함으로써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가입으로 솅겐 조약 회원국은 유럽연합(EU) 25개국과 노르웨이·스위스·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EU 비회원국 4개국 등 총 29개국으로 늘어났다.

세계 최대의 자유 여행 지대로 불리는 '솅겐 지구' 내 거주하는 인구는 4억5천만명 이상이며 하루 약 350만명이 내부의 각국 국경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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