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비타트가 기억한 카터 "가장 망치질 잘한 할아버지"
기사 작성일 : 2025-01-06 12:00:37

해비타트,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추모 온라인 공간 마련


[한국해비타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도현 기자 = "세상에서 가장 망치질을 잘하는 할아버지."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이사장 윤형주)가 오는 9일 고(故)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을 앞두고 그와 아프리카와의 깊은 인연을 소개했다.

6일 한국해비타트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1984∼1987년 해비타트 이사로 재직하는 등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35년 이상 해비타트 운동을 함께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각국 자원봉사자들이 짧은 기간에 대규모 집짓기 봉사를 하는 '지미카터 특별건축사업'(JCWP)을 이끌어 미국 등 14개국에서 10만8천여명의 자원봉사자와 4천447채의 집을 짓고 고쳤다.

JCWP는 2001년 8월 한국에서도 열렸다. 당시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165채의 집을 지었고, 한국해비타트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매년 8월 첫 주에 진행하는 초단기 건축 프로젝트 '한국번개건축'(KBB)을 진행하고 있다.

생전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았던 카터 전 대통령은 한국 행사 폐막식에서 "2002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JCWP를 개최해 백인과 흑인이 함께 살 수 있는 화합의 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해비타트는 해비타트 정신을 상징하는 망치를 남아공 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남아공 더반서 열린 'JCWP 2002' 함께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한국해비타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터 전 대통령은 2002년 6월 3∼7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JCWP 2002에서 모잠비크, 말라위, 케냐 대통령, 3천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100채의 집을 짓는 현장에 함께했다.

그는 당시 "흑인과 백인이 분리돼 있고 인종차별을 삶의 방식으로 허용하는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며 "백악관을 떠난 후에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문제에 대해 계속 걱정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나단 렉포트 국제해비타트는 총재는 "그의 선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해비타트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고,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은 "그는 세상에서 가장 망치질을 잘하는 할아버지였다"고 회고했다.

한국해비타트는 코트디부아르, 케냐, 에티오피아, 말라위 등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말라위 은산제 지역서 진행한 건축 기술자 교육


[한국해비타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1∼2023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함께 코트디부아르 벨리에, 은지 지역에서 깨끗한 식수와 안전한 위생시설을 제공하는 등 식수 위생사업을 진행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은지 지역 30개 마을에서 2단계 사업을 펼친다.

2022∼2023년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는 LG전자와 함께 케냐 취약가정 대상 친환경 주거 및 위생환경 조성 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2020∼2024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마을 내 참전용사 가정 및 저소득층 성장 자립 프로젝트를 벌였다.

지난해 말라위 은산제 지역에서는 기후변화 적응형 주택 건축 지원을 통한 재난 대응 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기후변화 적응형 주택 모델을 개발했다. 이 사업은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말라위 국가 표준 모델로 채택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잠비아 카브웨 지역에서는 주민 1천600여명을 대상으로 납중독의 심각성을 알리고 나무 심기와 묘목장 건축을 주도했다.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해비타트는 내년에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현재 아프리카 나라들을 비롯해 7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주거 취약 이웃 5천900만명의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 지금까지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연인원 89만5천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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