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경상수지 93억달러, 7개월째 흑자…"연 900억달러 웃돌듯"(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08 11:00:20

컨테이너 쌓인 부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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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경 민선희 기자 = 수출 증가 속도는 더뎌졌지만, 원자재·소비재 등의 수입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일곱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약 13조5천3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같은 해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9천만달러)를 낸 뒤 5월(89억2천만달러)·6월(125억6천만달러)·7월(89억7천만달러)·8월(65억2천만달러)·9월(109억4천만달러)·10월(97억8천만달러)에 이어 7개월 연속 흑자다.

11월 흑자액은 10월보다 약 5억달러 줄었지만, 전년 11월(38억9천만달러)보다는 많았다.


[그래픽] 경상수지 추이


김민지 기자 =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35억4천만달러 흑자로, 2023년 같은 기간(280억7천만달러)과 비교해 554억7천만달러나 늘었다.

12월 집계가 남은 상태에서 한은의 연간 전망치(900억달러)에 64억6천만달러 부족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2월에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상당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흑자 규모는 조사국 전망치 9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11월 누적 경상수지(835억4천만달러 흑자)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번째 기록"이라며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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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로 상품수지(97억5천만달러)가 작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흑자 규모도 10월(81억2천만달러)과 비교해 16억달러 이상 늘었다.

수출(571억달러)은 1년 전보다 1.2% 늘었다. 2023년 10월에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수출 증가율은 10월(4.0%)이나 전년 11월(6.7%)보다 낮아졌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29.8%)·정보통신기기(8.5%)·철강제품(0.8%)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9.1%)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석유제품(-18.6%)·승용차(-14.1%)·기계류 및 정밀기기(-12.5%) 품목 수출과 대(對) 미국(-5.2%)·일본(-2.4%)·중국(-0.7%) 수출은 뒷걸음쳤다.

송 부장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IT품목은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라면서도 "석유제품과 승용차 등 수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제품은 9월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승용차는 10월부터 11월 초까지 주요 부품업체 파업으로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반도체 수출에 대해 "고부가가치, 고사양 반도체는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통상환경 불확실성과 중국과의 경쟁, 그간 수출이 좋았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증가세가 둔화할 수는 있지만 증가세 자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473억5천만달러)은 4.4% 줄었다. 석유제품(-19.4%)·화학공업제품(-17.2%)·원유(-16.8%)·석탄(-12.5%) 등 원자재 수입이 10.2% 감소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승용차(-30.9%)·곡물(-10.2%)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6.3% 줄었다.

반대로 반도체 제조장비(77.4%)·반도체(24.5%) 등 자본재 수입은 11.3%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20억9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17억3천만달러)보다는 크지만, 전년 같은 달(-22억1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줄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7억6천만달러 적자였다. 적자 폭이 10월(-4억8천만달러)보다 커졌는데,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 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송 부장은 12월 여행수지 전망에 대해 "연말이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출국자 수가 증가해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국 불안으로 일부 입·출국이 위축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연말과 겨울방학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9억4천만달러로 10월(34억5천만달러)보다 줄었다. 무엇보다 분기 배당 지급 등으로 배당소득 수지 흑자(6억달러)가 한 달 사이 18억9천만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1월 중 97억6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4천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00만달러 줄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3억9천만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21억2천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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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1,480원대까지 오른 가운데, 한은은 환율 상승이 수출에 긍정적일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부장은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전통적인 시각이었으나, 최근에는 생산시설 해외이전 등으로 수출의 환율 탄력성이 과거보다는 약화됐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수출 경쟁력이 가격보다는 기술경쟁력 등 비가격적 요인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단순히 환율로 수출이 잘 된다기 보다는 품질, 브랜드 경쟁력, 기술경쟁력을 중심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최근 환율 상승의 특징 중 하나가 달러 강세"라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 수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 자체보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변화 등을 더 유의깊게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송 부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일 본격 출범하는 데 따른 영향에 관해 "전반적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글로벌 무역갈등이 격화해 무역이 위축된다면,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제 정책 시기와 강도, 주변국 대응 등 정책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캐나다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해당 국가들에 진출한 기업 생산에 영향을 줘 배당소득 등이 감소할 수 있고, 해당 국가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소재기업들의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관세 부과 영향에 관해서는 "대중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예전에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보완관계였지만, 현재는 경쟁 관계로 전환한 측면도 있어 반사 효과가 있을 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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