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달빛배 재운영 추진…환경단체 "야생동물 위협"
기사 작성일 : 2025-01-08 15:00:41

세종시 이응다리 달빛배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 한종구 기자 = 세종시가 환경운동단체의 반대에도 금강 세종시 구간에서 시범 운영한 소규모 유람선 '이응다리 달빛배'를 다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현기 세종시 경제산업국장은 8일 주요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달빛배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경제적 효과, 환경적 영향 등을 종합 검토해 운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고,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다시 달빛배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세종시가 올해부터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야간관광 활성화와 맥을 같이 한다.

시는 올해를 야간 문화가 꽃피는 원년으로 삼아 다양한 특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금강 달빛배 시범 운영이 시민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마무리됐고, 하루빨리 다시 운영해 달라는 민원도 적지 않다"며 "봄과 가을에 운영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 달빛배는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민간기업에서 배와 부대시설 등을 설치해 운영하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운영됐다.

금강에서 수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달빛배 운영을 통해 세종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인근 상가 활성화도 기대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난개발과 자연성을 훼손하는 사업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멸종위기 2급 큰고니를 비롯해 각종 철새의 쉼터이자 먹이 활동지인 금강에 배를 띄우는 것은 철새를 내쫓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특히 야간에 다양한 조명 시설을 설치한 유람선을 운행함으로써 빛 공해를 초래해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이경호 대전충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시는 달빛배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빛 공해를 만드는 것 자체가 야생동물에게는 치명적"이라며 "철새와 야생동물에게 최악의 환경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려는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의 달빛배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순열 세종시의원은 에 "시범 운영은 달빛배를 짧은 기간만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됐지만, 다시 운영하는 것은 다르다"며 "상권 활성화만 생각할 게 아니라 환경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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