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밟으세요?"…이탈리아 총리 당황시킨 엉뚱한 질문
기사 작성일 : 2025-01-11 01:00:59

멜로니 총리


(로마 EPA=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송년 연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5.01.09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한 기자가 엉뚱한 질문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총리 집무실인 로마 키지궁에서 뒤늦게 송년 연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20일)을 앞두고 다양한 국내외 현안에 관한 질의응답이 오가던 와중에 한 기자가 느닷없이 이렇게 물었다.

"총리님, 개미를 밟으세요? 걸을 때 개미를 신경 쓰나요? 할머니가 항상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개미를 밟으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거든요."

진지한 분위기를 깨는 독특한 질문에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질문을 듣고 잠시 얼어붙었던 멜로니 총리는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답했다.

"글쎄요…. 나도 모르겠네요. 절망적입니다. 제가 개미를 밟을까요? 눈에 보이면 안 밟으려고 하는데, 항상 개미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고 나서 멜로니 총리는 덧붙였다. "이게 정답인가요? 난처하네요. 뭐라고 해야 할지…앞으로 더 조심하겠습니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이탈리아 영상 뉴스 전문매체인 비스타 통신의 기자이자 편집장인 알레안데르 약흐나기에프다.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매번 비범한 질문으로 화제를 모으는 인물이라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소개했다.

그는 멜로니 총리의 임기 첫해인 2022년 12월 29일 열린 송년 연례 기자회견에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당시 그는 멜로니 총리에게 "총리님의 시간은 순환적인가요? 선형적인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료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멜로니 총리 역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탈리아 언론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약흐나기에프 기자의 질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일부는 개미를 '국민'으로, 비를 '지도자의 몰락'으로 해석해 국민을 탄압하면 지도자는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약흐나기에프 기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질문의 의도에 대해 "열린 질문"이라며 "총리의 답변이 곧 질문의 의미를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인에 그치지 않고 화가, 조각가, 행위 예술가로 100회 이상의 개인전을 개최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의 예술적 감각이 기자로서의 독특한 질문과 시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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