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럽 '보급형 전기차' 전쟁 예고…브뤼셀모터쇼 가보니
기사 작성일 : 2025-01-11 06:00:56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나란히 오른 기아 EV3·현대차 인스터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에서 열린 '2025 브뤼셀 모터쇼' 내 '유럽 올해의 차' 시상식 현장에 기아 EV3와 현대차 인스터가 전시된 모습. 기아와 현대차는 최종 후보군 7개 가운데 유일한 비(非)유럽권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며, EV3는 2위를 차지했다. 인스터는 4위에 올랐다. 2025.1.10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축구장 7개에 해당하는 5만㎡ 규모 전시장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전면에 배치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일명 '엔트리 레벨'로 불리는 보급형 전기차들이다.

키가 190㎝ 가까이 되는 한 관람객은 소형 전기차 뒷좌석에 직접 착석해 크기를 가늠해보는가 하면, 현대차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의 수출명)에 220V 노트북 충전기를 꽂아 차량의 외부 전원 공급 기능을 체험하는 이도 눈에 띄었다.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에서 막을 올린 '2025 브뤼셀 모터쇼' 현장이다.


차량 외부 전원공급 기능 체험하는 관람객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에서 열린 '2025 브뤼셀 모터쇼' 현장에서 한 관람객이 현대차 인스터의 220V 노트북 충전기를 꽂고 외부 전원공급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2025.1.10

주최 측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3만5천유로 미만을 보급형으로 분류한다"며 "행사장을 둘러보면 보급형에 힘을 준 업체가 상당히 많아졌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진행된 '유럽 올해의 차'(COTY) 시상식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전체 40여개 차종 가운데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군에 오른 7개 모델 중 현대차 인스터와 기아 EV3를 포함해 5종이 보급형 전기차였다.

이 가운데 르노 5E-Tech·알핀 A290이 1위로 선정됐다.

작년 연말 유럽에서 처음 출시된 기아 EV3는 2위에 올랐다. 비록 1위는 놓쳤지만, 유럽 제조사 충성고객이 즐비한 현지에서 2022년 전용 전기차 EV6로 한국 브랜드 최초로 '올해의 차'로 선정된 데 이어 또 한 번의 쾌거로 평가된다. 현대차 인스터는 4위를 차지했다.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와 만나 "기아가 한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여전히 '신생 브랜드'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며 "유럽 고객들이 자동차를 고르는 데 있어 상당히 까다롭고 COTY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2위를 한 건 이미 상당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아 EV3 앞에서 포즈 취하는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마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이 10일(현지시간) '2025 브뤼셀 모터쇼' 기아 부스에서 와 인터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5.1.10

헤드리히 본부장은 특히 "점점 더 많은 완성차 업체가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는 건 유럽의 전반적인 트렌드"라며 "우리도 EV3를 시작으로 올해 다양한 전용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이곳 유럽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오는 2월께 유럽에서 인스터 본격 판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프랑스 등 소형차 주력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볼보 EX30이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U 전역에서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될 예정인 데다 유럽 각국이 전기차에 대한 세제 혜택 및 보조금 지원을 거의 없애다시피 하면서 기존처럼 고가의 전기차 판매만으론 사업성이 불투명해서다.


中BYD, 보급형 전기차 '아토2' 유럽 첫 공개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10일(현지시간) '2025 브뤼셀 모터쇼'에서 유럽 최초로 공개한 보급형 전기차 '아토2'. 오른쪽 사진은 BYD 부스에 몰린 취재진들. 2025.1.10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한 배경에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심화하는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중국 비야디(BYD)가 기존 보급형 전기차 '아토3'보다 가격대가 더 저렴한 '아토2' 모델을 처음 공개했고,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브뤼셀 모터쇼에는 총 63개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이날 현대차는 전기차와 별개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이니시움'을 유럽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유럽 첫 공개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2025 브뤼셀 모터쇼'에서 유럽 최초로 공개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이니시움'. 202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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