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아도 좋아 너와 함께면…뮤지컬로 돌아온 '사랑의 하츄핑'
기사 작성일 : 2025-01-15 08:00:40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


[이제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수 기자 = '내 맘이 두근 두근 두근 / 너에게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갈게 / 하츄핑 내 맘을 한 번만 받아줘∼ / 받아줘'

지난해 여름 국내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킨 영화 '사랑의 하츄핑'이 새해 어린이 뮤지컬로 돌아왔다.

지난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은 동명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TV나 스크린이 아닌 눈앞에서 생생히 접할 수 있다는 뮤지컬 장르의 장점을 십분 살려 겨울 방학 특수를 겨냥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몇 년 전부터 어린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캐치! 티니핑'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캐치! 티니핑'은 현재 TV에서 다섯 번째 시리즈에 해당하는 '슈팅스타 캐치! 티니핑'이 방송 중이다.

'슈팅스타 캐치! 티니핑'의 '레전드(전설) 티니핑'인 '오로라핑'이 포함된 장난감은 전국에서 품절 사태가 일어날 정도다. 지난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형 마트 개점 시각에 맞춰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은 이처럼 2025년 현재 유·아동 사이에 최고 인기 IP(지식재산권)인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주인공인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와 티니핑 가운데 '으뜸' 격인 하츄핑이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다섯 개 TV 시리즈에 앞서는 일종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인 셈이다.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


[이제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미의 부모인 '이모션 왕국'의 왕과 왕비, 왕립 티니핑 스쿨 교장인 고양이 외관의 귀여운 몬쥬 박사 등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팬이라면 익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반가움을 안긴다.

로미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어느 책에서 접한 하츄핑에 매료돼 그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저주받은 '라미엔느 왕국'의 왕자 리암과 작품의 빌런(악당)에 해당하는 티니핑인 트러핑 사이의 사연에 휘말리게 된다.

원래 리암의 단짝이던 트러핑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착각에 인간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되고, 왕국 전체에 저주를 걸어버린 것이다.

주인공 로미는 하츄핑을 만나고 그를 구하게 되는 과정에서 진심을 다한 우정을 보여주고, 이는 저주를 푸는 기적으로 발현된다. 언젠가 변심으로 버림받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너와 지금 함께하면 상처받는다 해도 좋다'는 핵심 메시지가 이야기를 관통한다.

시리즈와 전작 영화의 인기 덕에 뮤지컬 공연장은 평일에도 어린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겨울 방학을 맞은 유치원생과 부모들이 주된 관객을 이뤘고,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서 단체로 찾은 듯한 관객들도 눈에 띈다.

작년 동명 영화의 인기 덕에 덩달아 흥행한 '두근두근 내 마음'·'처음 본 순간' 같은 OST도 출연 배우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특히 이은결 일루셔니스트가 작품의 총연출을 맡아 선보인 생생한 볼거리는 유·아동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


[이제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미 공주가 눈앞에서 순식간에 의상을 갈아입고 변신하기도 하고, 회상 장면에서는 그림자극으로 신선함을 꾀했다. 또 하늘을 나는 보트, LED 디스플레이와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마법 등도 눈길을 끈다.

공연의 백미는 커튼콜 뒤 무대 아래 객석 구석구석으로 출연진이 내려와 인사하는 시간.

꼬마 관객들은 그 어느 장면보다도 자신의 눈앞에 로미 공주와 하츄핑이 나타났다는 점에 열광하며 잇따라 악수를 청한다.

작품의 인기는 공연장 앞 '캐치! 티니핑' MD(굿즈상품)와 장난감 판매 부스 앞 긴 줄로도 이어진다.

서울 송파구에서 부모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이재이(6)양은 "영화도 봤는데 뮤지컬로 한 번 더 보니 재미있었다"며 "트러핑이 화가 나서 커다란 괴물로 변하는 장면이 신기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뮤지컬 '사랑의 하츄핑'은 다음 달 16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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