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들 "교육보단 재정 시급"…75% "5년간 재정 악화할 것"
기사 작성일 : 2025-01-15 13:00:39

대학 등록금 고지서


[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고은지 기자 = 국내 대학 10곳 중 7∼8곳은 향후 5년간 재정 상황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교육 자체보다는 등록금 인상이나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 등 대학의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으로 총장들의 관심도 쏠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달 5∼26일 192개 회원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22일 예정된 대교협 총회를 앞두고 이뤄졌으며 140개교 총장이 응답했다.


2025년 현시점에서 총장들의 관심영역 설문조사 결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시점에서 관심을 두는 영역 우선순위(5순위·복수응답)를 선택하도록 한 문항에는 77.1%가 '재정 지원 사업(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을 꼽았다.

'신입생 모집 및 충원'(62.9%),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교육'(56.4%), '등록금 인상'(55.7%), '재학생 등록 유지'(38.6%)가 뒤를 이었다.

작년 1월 조사와 비교하면 1, 2순위는 변동이 없으나 재정 지원 사업에 대한 관심은 71.9%에서 77.1%로 5.2%포인트 올랐다.

등록금 인상은 43.7%에서 55.7%로 12.0%포인트 오르며 순위가 한단계 상승했고, '발전기금 유치'는 23.7%에서 30.7%로 7.0%포인트 증가해 11순위에서 7순위로 네계단 뛰었다.

반면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은 46.7%에서 30.0%로 16.7%포인트 하락하며 4순위에서 8순위로 내려갔다.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오랜 등록금 동결 속에서 경영난에 부닥친 대학이 교육보다는 재정과 학생 충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5년간 대학 재정 상태 설문조사 결과


[한국대학교육협위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향후 5년간 대학의 재정 상태에 대해선 75.0%가 현재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보다 조금 악화'가 43.6%, '현재보다 매우 악화'가 31.4%였다.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응답률은 19.3%, '현 상태보다 안정적'이라고 예상한 대학은 5.7%에 그쳤다.

특히 국·공립대학의 81.8%가 재정 상태가 악화할 것으로 봤고, 비수도권과 소규모 대학에서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재정 악화의 이유(복수응답)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관리운영비 증가'(86.7%)를 꼽은 대학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학생모집 및 유지의 어려움'(62.9%), '교육을 위한 재정 투자 증가'(57.1%) 순이었다.

대학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노력하는 분야로는 '온라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교수·학습 옵션 제공'이 1위(60.0%)로 나타났다.

학생을 위해 향후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로는 60.0%가 '취·창업 지원(컨설팅, 코칭, 현장 연계, 멘토링, 자격증 지원 등)'이라고 답했다.

디지털 혁신과 학생을 위한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교내 예산 확보'(71.4%)가 1위였다.

총장들은 필요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정 지원 확대', '과감한 자율성 부여(입시·등록금·기부금제 등) 및 규제 완화', '설립별·지역별·규모별 맞춤형 특성화 정책 및 지원(기초학문 관련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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