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IOC 위원장에 출마한 7명의 후보
사진 위 왼쪽부터 코, 코번트리, 사마란치 주니어, 라파르티앙 후보. 아래 왼쪽부터 엘리아쉬, 후세인, 와타나베 후보. [IOC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동칠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43세의 유승민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당선된 가운데 IOC의 '스포츠 대권'도 곧 교체된다.
IOC는 오는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그리스에서 제144차 총회를 열어 토마스 바흐(71) 위원장의 뒤를 이을 차기 IOC 위원장을 선출한다.
오는 6월 퇴임하는 바흐 위원장이 당선됐던 2013년 9월 이후 11년 6개월여 만에 치러지는 IOC 위원장 선거다.
이번 선거에는 무려 7명의 후보가 경쟁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서배스천 코(68·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과 유일한 여성 후보인 커스티 코번트리(42·짐바브웨) IOC 집행위원이 출마했다.
또 21년간 IOC를 이끌었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아들인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과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인 다비드 라파르티앙(52·프랑스)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요한 엘리아쉬(63·스웨덴)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 회장, 파이잘 알 후세인(61) 요르단 왕자, 와타나베 모리나리(66·일본) 국제체조연맹 회장도 출사표를 올렸다.
새 IOC 위원장은 2033년까지 8년 임기를 수행하며, 한 차례만 4년 중임할 수 있다.
차기 위원장 후보들의 첫 관문은 오는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개최되는 제143차 총회에서의 후보자 정견 발표다.
정견 발표는 온라인으로 중계될 예정으로, 후보들은 이미 각자 공약을 공개했다.
발표 순서는 추첨을 거쳐 알 후세인, 라파르티앙, 엘리아쉬, 사마란치 주니어, 코번트리, 코, 와타나베 후보 순으로 결정됐다.
차기 위원장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코 후보는 1980년 모스크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1,500m를 석권한 육상 스타 출신이다.
차기 IOC 위원장 후보 서배스천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
[USA 투데이/로이터= 자료사진]
코 후보는 2012 런던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앞장서는 등 스포츠 행정가로서 검증받았다.
하지만 코 후보는 현재 68세로 IOC 위원 정년(70세)에 불과 2년을 남겼다.
정년 특례 규정에 따라 IOC 위원 임기를 4년 연장하더라도 현재 IOC 위원장 임기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위원장 재임 6년째인 74세에 권좌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게 걸림돌로 꼽힌다.
바흐 위원장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번트리 후보는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 금메달리스트로서 유일한 여성 후보로 시선을 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커스티 코번트리 IOC 집행위원
[AFP= 자료사진]
코번트리 후보는 짐바브웨에서 체육부 장관을 역임해 행정 경험을 갖췄고, IOC 선수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130년 IOC 역사에서 9명의 위원장이 모두 남자였고, 이들의 출신 대륙이 북미(1명)와 유럽(8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번트리 후보가 위원장에 당선되려면 성(性)과 출신지라는 이중의 벽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라파르티앙 후보는 바흐 위원장 세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사마란치 주니어 후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자(父子) 위원장에 도전한다.
이밖에 와타나베 후보와 후세인 후보는 아시아와 중동 출신 첫 위원장에 도전장을 냈고, 스키와 테니스용품을 만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헤드의 대표로 갑부인 엘리아쉬 후보는 작년 7월 총회에서 신규 위원으로 선출된 지 두 달 만에 위원장 선거에 나섰다.
4번의 동·하계 올림픽을 관장하고 2036 하계 올림픽 개최지 결정, IOC 재정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TV 중계권 계약 등 중책을 앞둔 새 위원장에 누가 당선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