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기회? 검열 정책 도전?…中에 '틱톡난민' 유입은 양날의검
기사 작성일 : 2025-01-17 19:00:59

틱톡과 샤오훙수 로고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오는 19일 미국 내 '틱톡 금지법' 발효를 앞두고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영문명 레드노트·Rednote)로 몰려간 이른바 '틱톡 난민'들이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등 서방 네티즌들을 상대로 중국 국가 이미지를 높일 기회이지만 동시에 자국에서 금지하는 주제의 게시물이 쏟아지며 검열 정책이 도전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등 서방 국가 틱톡 사용자들이 자국 앱 샤오훙수에 몰려드는 것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 네티즌들의 샤오훙수 유입과 관련해 "워싱턴의 틱톡 금지령이 다가오자 미국 네티즌들이 다른 중국 앱을 다운로드해 대응하고 있다"며 "두 나라 네티즌의 상호 교류 열기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려는 양국 국민의 의지는 더 강해졌다"고 평했다.

일부 중국 분석가들은 틱톡난민 유입이 미국과의 '홍보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인들을 상대로 중국 플랫폼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고 양국 네티즌 간의 직접 교류를 통해 '중국이 위협적'이라는 인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중국 검열관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SCMP는 짚었다.

샤오훙수로 유입된 서방 네티즌들이 중국에서 금지된 주제의 게시물을 쏟아낼 경우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이른바 '만리 방화벽'(The GreatFirewall·GFW)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열은 또한 틱톡 난민들에게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틱톡의 경우 중국 버전인 더우인과 콘텐츠 검열 기준이 달랐지만 샤오훙수에서는 외국인 이용자도 중국 네티즌과 같은 검열 기준을 적용받는다.

실제로 여러 틱톡난민들이 중국 검열로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계정이 차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한 미국인 틱톡난민은 지난 15일 샤오훙수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온 레즈비언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고 계정을 차단당했다. 중국에서는 성소수자 문제가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논평가인 크리스틴 루는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당시 혼자 전차 앞을 가로막은 '탱크맨'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미국 예술가의 작품을 올렸다가 '플랫폼 규칙 위반'으로 게시물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호주의 한 반중 활동가인 드류 파블루는 "시진핑과 시진핑 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처럼 겉보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발언도 검열당했다고 전했다.

틱톡 난민들을 상대로 한 검열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온라인 검열은 민감한 키워드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 외에 '콘텐츠 리뷰어'의 검토를 통해서도 이뤄지는데 샤오훙수는 최근 미국 네티즌들이 대거 유입되자 영어 콘텐츠를 검토할 리뷰어 모집에 나섰다.

상하이의 SNS 마케팅 업체 '와이소셜'의 올리비아 프롤트닉 대표는 샤오훙수가 "현재 플랫폼에 넘쳐나는 모든 콘텐츠를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샤오훙수는) 중국 인터넷 규정을 준수해야 하므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그들은 게시물 검열을 시작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미국 사용자들은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틱톡 금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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