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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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우리는 더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트럼프 정부에서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every single day)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곧 더 위대하고 강하며 이전보다 훨씬 더 탁월한(exceptional)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성장하는 나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expand)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으로 성조기를 들 것"이며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등 별을 향해 우리의 '매니페스트 데스티니(manifest destiny·명백한 운명을 의미하는 미국의 영토확장 관련 표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부 개척 등을 비롯한 미국 역사를 설명하면서 "프런티어 정신은 우리 마음속에 새겨져 있으며 다음 모험에 대한 부름이 우리 영혼 속에서 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부터 미국은 자유롭고 주권적이며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정책과 관련해 가자지구 휴전에 따른 인질 석방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승리는, 전투에서 이기는 것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에서, 더 중요하게는 아예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피스메이커(peacemaker)와 통합자(unifier)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변경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추진 방침도 재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와 관련, "(운하 반환의) 협정 목적과 조약의 정신은 완전히 위배됐으며 미 해군을 포함해 미국 선박들은 매우 비싼 요금을 내고, 불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중국이 (사실상)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 그것을 준 게 아니며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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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부 국경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국경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며 우리는 수백만 명의 외국 범죄자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1798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발동해, 모든 외국 갱단과 범죄 네트워크를 제거하기 위해 연방과 법 집행 기관의 전폭적이고 막대한 권한을 사용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 "내각 구성원에게 기록적이었던 인플레이션을 물리치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방대한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해 석유·가스 시추 등을 허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물가를 내리고, 전략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종료와 함께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에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없으며 다만,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구매시 세액 공제 등의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는 점에서 이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미국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통상 시스템 점검을 시작하고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관세 등을 징수하기 위한 대외수입청을 설립할 것이며 외국의 막대한 돈이 미국 국고로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 정부효율부(DOGE) 설립 ▲ 군(軍)내 급진적 정치이론 등 금지 ▲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性)만 연방 정부의 정책으로 인정 ▲ 피부색이 아닌 능력 기반 사회 건설 등의 방침도 재차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정부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 허리케인 피해 및 캘리포니아 산불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국내에서 일어나는 간단한 위기도 관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계속되는 해외에서의 재앙적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준법 미국 시민을 보호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와 보호를 제공했다"면서 "우리는 외국의 국경방어에는 무제한적으로 예산을 지원했으나 미국 국경과 미국민 보호는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을 수사·기소한 법무부를 사법 무기화로 재차 비판한 뒤 "우리의 대의를 막으려는 사람들은 저의 자유를 빼앗으려고 했고, 실제로 제 목숨까지 빼앗으려고 했다"면서 "신은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저를 살리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통령) 선거는 (국민에 대한) 끔찍한 배신을 완전하게 뒤집고 국민에게 신뢰와 부(富), 민주주의. 자유를 돌려주라는 명령"이라면서 "지금부터 미국의 쇠퇴는 끝났다. 1월 20일(오늘)은 해방의 날"이라고 역설했다.